인권위, 방송대에 “대책 마련” 의견 표명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 야기 우려”

차별행위 조사대상 안돼 진정은 각하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남성 산부인과 의사가 여성의 중요 부위를 오징어에 빗대 논란을 일으킨 한국방송통신대 성교육 강의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 목적을 벗어난 표현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방송대 총장에게 영상 강의와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앞서 2020년 방송대 청소년교육과 ‘청소년 성교육과 성상담’ 과목 영상 강의에서 외부 강사인 현직 산부인과 의사 A씨가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진정이 인권위에 접수됐다.

A씨는 강의 중 폐경기 여성의 자궁경부는 ‘마른 오징어’처럼 건조하고, 가임기 여성의 자궁경부는 ‘막 잡아 올린 오징어’와 같다고 비유했다.

남녀 생식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남성 부위는 삽화로 짧게 설명한 반면, 4세 여아와 성인 여성의 실제 중요 부위 사진을 여러 번 노출시키기도 했다. 이 사건은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인권위는 문제가 된 방송용 강의 게시 자체는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차별행위 진정사건 조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각하했다.

그러나 여아와 성인 여성의 중요 부위 사진을 남성에 비해 긴 시간 강의 자료로 활용하는 등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여성 성기에 대한 비하 표현을 사용했다고 보고 의견표명을 결정했다.

인권위는 “교수자의 표현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를 인정하더라도, 여성의 성 기관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표현이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본래의 교육 목적을 벗어나 여성 집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방송대에 대해서도 “외부 강사에게 강의를 의뢰할 경우 피학습자를 고려해 교육 내용과 방법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책임이 있다”며 수강생의 문제제기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격수업과 영상강의 특성과 인터넷 기반 매체의 특성으로 인해 자료의 유출과 유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강의 영상물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일정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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