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만 112회 현장 일정, “경청하려는 노력”
1인가구 확대 등 관련 법제개선 시도 긍정평가
‘정치인 장관’ 한계…“인사·감찰 균형 못 지켜”
“남은 임기동안 제도 미비점 등 보완 노력을”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28일 취임 1년을 맞는다. 현장 소통을 늘리면서 1인가구 법제 정비 등 민생제도 손질에 나선 점은 긍정적 평가가 나오지만, ‘정치인 장관’으로서 인사와 감찰에 균형을 잃었다는 상반된 지적도 적지 않다.
25일 법무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해만 총 112회 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해 1월 28일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던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하며 장관으로서의 향후 행보를 예고했다. 일선 지청과 구치소, 보호관찰소 등을 두루 돌면서 과거 장관들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부지런히 경청하려 한 점은 ‘장관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내부에서 나온다.
법무부가 시민 생활과 관련된 부분의 제도 개선에 적극적인 점도 박 장관 취임 후 눈에 띈 성과라고 이야기한다. 한 현직 검사는 “그동안 법무부장관이라고 하면 검찰 문제만 주로 신경을 썼는데 스타트업 법률지원처럼 또 다른 법무행정 연결 분야에도 나름대로 관심을 기울이려 한 것은 높이 살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1인가구 관련 법제 개선에 나선 점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3월 ‘사회적 공존 1인 가구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친족, 상속, 주거, 보호, 유대 등 5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1인가구 확대 등으로 인한 사회 변화에 맞춘 법제 개선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민법상 물건으로 규정돼 있는 동물을 비(非)물건화 하고, 독신자가 친양자를 입양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긴 민법 개정안 등이 잇따라 입법예고 되기도 했다.
반면 정치인 장관으로서 인사와 감찰에서 중립적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 3선 의원으로서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선의 한 간부급 검사는 “여전히 검찰을 법무부에 예속시키려 하지 않았나”라며 “대표적인 게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 모해위증 의혹 관련 감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수사는 정치적 중립성이 지켜져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법무부 감찰은 매우 삼가는 영역”이라며 “그런데도 절차를 문제 삼으면서 공포 분위기 조성하고 감찰한다 하고 했지만 정작 나온 건 없지 않나. 결국 검찰을 잡으려 했던 것 말고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이 사안과 관련해 당시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현 법무연수원장)에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도 했다.
인사도 때마다 잡음이 일었다. 최근엔 중대재해 사건 전문가를 외부에서 발탁하겠다며 사상 처음 ‘검사장 공모’를 내걸었다가 검찰 내 반발 등으로 공고 4일 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또 다른 검사는 “작년 취임 직후와 여름 인사를 보면 검찰 내 실적이나 존경이 아니라 정치적 의도에 따른 인사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박 장관이 문재인정부 마지막 법무부장관으로 임기를 마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남은 재임 기간 동안 미비점 보완을 비롯한 정책 업무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개혁위원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현 정부에서 굉장히 관심을 기울였던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제도적으로 부족한 면이 드러나고 현장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진다”며 “임기를 마무리할 때까지 국민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숙제”라고 말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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