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보수 지급체계 개선방안’ 연구용역 입찰
현실과 동떨어진 보수 현실화 방안 도출 차원
심급당 기본 40만원 정도…“양질 변호 어려워”
2020년 피고인 12만명에 국선변호인 선정돼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대법원이 국선변호 보수 제도 개선 작업에 나섰다. 심급별로 40만원 수준에 불과해 국선변호가 필요한 피고인의 변론권 보장에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보수 체계가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법원행정처는 21일 ‘효율적이고 충실한 국선변호를 위한 일반 국선변호인, 국선전담변호사, 구속사건 논스톱 국선변호인 보수 지급체계 개선방안’ 연구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다음달 4일부터 10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하고 평가 절차를 거친 뒤 3월 25일께 연구용역 주체를 정할 계획이다. 국선변호는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에게 국가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임해주는 제도로 법원이 관리·운영한다. 헌법은 “형사피고인이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가가 변호인을 붙인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국선변호제도가 헌법상 보장된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와 연결되는데도 보수가 부실해 충분한 변호권 보장이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연구용역은 현실과 동떨어진 국선변호 보수 지급체계를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9월 발간된 ‘2021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0년 피고인 12만664명에 대해 국선변호인이 선정됐다.
국선변호 보수는 대법원규칙인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규칙’ 등에 따라 매년 예산의 범위 내에서 대법관회의를 통해 정하도록 하고 있다. 기본적인 보수는 심급별로 지급하고, 체포 또는 구속적부심에는 심급에 관계없이 별도로 추가 지급되는 식이다. 현재 국선변호 기본 보수는 심급당 40만원 정도다. 사안의 난이도와 수행한 직무 내용, 사건처리에 소요된 시간 등을 참작해 재판장이 증액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기본 보수 자체가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 서초동에서 송무 업무를 주로 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사건에 들여야 할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1심에 40만원이라는 보수는 너무 적은 금액”이라며 “결국 피고인이 양질의 변호를 받기 어렵게 하는 구조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민사사건에서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활용하는 소송구조 변호사도 기본 보수가 심급마다 100만원 수준이어서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는다”면서도 “최소한 국선변호 보수를 소송구조 선에는 맞출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고인의 변호권 보장을 위한 국선변호제도와 별개로, 성폭력·아동학대·장애인학대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국선변호사의 경우 지난해 10월 법무부가 보수기준표를 개정해 시행 중이다. 대면 상담, 의견서 제출 등 수행 업무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던 기존 방식에서 사건 진행 단계에 따라 수사절차 참여시 40만원, 공판절차 참여시 20만원 등 기본 보수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 보수기준표에 기본업무에 관한 예외가 없어 필요한 업무를 하고도 보수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법무부는 이달 초 보수기준표를 다시 보완 개정해 시행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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