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독·불 등 6개국 공동 성명…“러시아 금융 고립 결정”

내주 중 범대서양 TF 구성해 제제 대상 개인·기업 자산 동결

러, 中 위원화 결제 늘리며 대비·지급준비금 위안화 비중 13%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본부 앞 로고.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초강력 제재로 꼽혀 온 스위프트서 러시아 퇴출을 조만간 시행한다. [EPA]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본부 앞 로고.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초강력 제재로 꼽혀 온 스위프트서 러시아 퇴출을 조만간 시행한다. [EPA]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가 26일(현지시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제재를 전격 결정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게 가장 강력한 경제 제재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전쟁을 선택하고 우크라이나 주권을 공격하고 있는 러시아를 규탄한다”며 “러시아의 전쟁 행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진 국제법에 대한 근본적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를 국제 금융(체계)으로부터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며 “이 조치들은 조만간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번 조치로 은행들이 국제금융시스템과 단절돼 국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프트 퇴출 되면 외국에서 대금 받기 어려워져

스위프트는 각국의 은행이 달러화를 포함해 국제 송금 시 이용하는 전산망이다. 1973년 브뤼셀에서 설립되어 200개 이상의 국가·지역 은행과 증권회사 등 약 1만1000개 넘는 전세계 금융기관이 이용 중이다.

스위프트에서 배제되면 상품을 수출해도 외국에서 대금을 받기가 어려워 경제 활동에 큰 지장이 생긴다. 과거 이란이 이 제재를 받았다.

스위프트에서 루블화를 배제하는 조치는 러시아의 침공 임박 전에도 거론돼 왔으나, 러시아와 거래를 많이 하는 독일 등 서방 국가들도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만큼 후순위로 밀려왔다.

이번 조치로 우선 선별된 러시아의 일부 은행이 SWIFT 결제망에서 전면 배제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국제 보유고 접근 역시 제한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번 제재로 6430억달러(한화 약 774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보유고 접근이 제한을 받는 만큼 러시아 재정에 직접적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반전 집회에서 자녀와 함께 온 한 참가자가 '러시아를 SWIFT에서 퇴출하라'라고 적힌 배너를 들고 있다. [로이터]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반전 집회에서 자녀와 함께 온 한 참가자가 '러시아를 SWIFT에서 퇴출하라'라고 적힌 배너를 들고 있다. [로이터]

이와 함께 일정한 금액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발행하는 이른바 '황금 여권'(골든 패스포트) 판매 역시 러시아인에게는 제한된다.

이는 러시아 정부와 관계된 러시아 부호들이 서방의 시민권을 획득해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성명은 설명했다.

서방국가들은 다음주 중 범대서양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제재를 받는 개인과 기업들의 자산을 동결할 방침이다.

이들은 "우리는 이 어둠의 시간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함께 한다"며 "우리는 오늘 발표한 조치를 넘어 러시아의 공격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중국 위안화 결제 늘려 제재 대비

문제는 러시아가 스위프트 퇴출에 대응해 여러 대비를 해왔을 가능성이다. 2014년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기 시작한 러시아는 꾸준히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미 중국과는 미국 달러화 대신 위안화와 루블화 등 자국 통화를 활용한 무역 결제를 늘리고 있다.

러시아가 스위프트 대신 중국 CIPS(위안화국제결제시스템)에 기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CIPS는 2015년 중국 인민은행 주도로 출범한 위안화 결제·청산 시스템이다. 국제적으로 결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위안화의 결제 편의성을 높여 '위안화의 국제화'를 목표로 한다.

중국과 러시아의 교역 규모는 3년 연속 1000억달러(약 119조원)를 넘어섰다. 러시아 기업이 중국에서 수입대금 결제 시 위안화를 사용한 비율은 2014년 9%에서 2017년 15%로 늘었다.

러시아 중앙은행 지급준비금 중 달러 비율은 2020년 6월 22.2%에서 지난해 16.4%로 대폭 줄어들었다. 반면 중국의 위안화 비중은 13.1%로 높아졌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