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에 첫 계정을 개설했다. [123rf·유튜브 ‘틱톡코리아’ 캡처]
페이스북이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에 첫 계정을 개설했다. [123rf·유튜브 ‘틱톡코리아’ 캡처]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천하의 페이스북도 드디어 ‘틱톡’에 가입했다.”

왕년의 인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군림했던 페이스북이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에 계정을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는 페이스북이 그동안 견제하던 틱톡에 돌연 둥지를 튼 배경을 두고 갖가지 분석을 내놓으며 들썩이고 있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이달 14일부터 틱톡에 ‘Facebook(페이스북)’이라는 이름의 계정이 등장하면서 SNS 이용자들이 술렁거리고 있다. 팔로워 수는 벌써 2만명을 넘어섰다.

현재까지 게시물이 전혀 없어 일각에서는 가짜 계정일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 측으로부터 “자사 계정이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가짜 계정이 아님을 의미하는 블루 체크마크도 이름 옆에 붙어 있다. 이로써 그동안 상상만 해왔던 페이스북의 틱톡 입성이 공식 확인된 것이다.

페이스북이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에 개설한 계정. 지금까지 게시물이 없지만 팔로워는 2만명을 넘었다. [틱톡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이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에 개설한 계정. 지금까지 게시물이 없지만 팔로워는 2만명을 넘었다. [틱톡 ‘페이스북’ 캡처]

SNS기업들이 마케팅을 위해 경쟁 플랫폼에 계정을 개설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번 사례는 전과 다른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테크크런치는 이용자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페이스북이 틱톡에 뺏긴 Z세대 흡수를 위해 틱톡에 결국 발을 들였다고 분석했다. 미국 IT매체 매셔블(Mashable)도 ‘페이스북이 적을 최대한 가까이 두는 전략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콘텐츠 검열’과 ‘숏폼 동영상 서비스’ 등을 두고 틱톡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앞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2019년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에서 연설을 통해 “중국 앱 틱톡에서는 시위에 대한 언급이 차단되며 미국에서도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며 틱톡의 콘텐츠 검열을 지적했다.

틱톡의 국내 동영상 광고 한 장면. [유튜브 ‘틱톡코리아’ 캡처]
틱톡의 국내 동영상 광고 한 장면. [유튜브 ‘틱톡코리아’ 캡처]

그러나 틱톡은 아랑곳하지 않고 15초 분량의 숏폼 동영상 유행을 주도하며 10~2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틱톡이 젊은 이용자들을 빠르게 끌어모으면서 페이스북은 점차 SNS시장에서 밀려나는 굴욕을 겪었다.

틱톡을 비판하던 페이스북은 지난달부터 짧은 동영상 서비스 ‘릴스(Reels)’를 전 세계로 확대하며 뒤늦게 틱톡 따라잡기에 나섰다. 틱톡은 앞서 페이스북의 릴스를 두고 ‘틱톡의 모방품’에 불과하다고 조롱해왔다. 페이스북은 2018년에도 틱톡을 모방한 앱 ‘라소(Lasso)’를 내놓았으나 틱톡의 아성을 넘지 못한 채 곧바로 사업을 접었다.

저커버그는 지난 달 2일 콘퍼런스콜에서 “틱톡 같은 앱이 매우 빨리 성장하고 있다”며 틱톡에 대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틱톡에 대응해) 우리도 ‘릴스’ 같은 짧은 동영상 콘텐츠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릴스는 아직 틱톡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페이스북은 2018년 틱톡을 모방한 앱 ‘라소(Lasso)’를 내놓았으나 틱톡의 아성을 넘지 못한 채 곧바로 사업을 접었다. [123rf]
페이스북은 2018년 틱톡을 모방한 앱 ‘라소(Lasso)’를 내놓았으나 틱톡의 아성을 넘지 못한 채 곧바로 사업을 접었다. [123rf]

페이스북 측은 이번 틱톡 계정 개설에 대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틱톡 같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이용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는 페이스북이 틱톡 계정에 어떤 영상을 첫 콘텐츠로 올릴지 주목하고 있다. 자사의 ‘릴스’ 워터마크가 새겨진 영상을 틱톡에 게시할 경우 이는 페이스북과 틱톡의 ‘기묘한 동거’를 상징하는 첫 콘텐츠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