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1000만 시대

기업들, 출근에 회식도 정상화

증상 경미·통제 불가능 인식

자가격리 사라지자 해외여행 ↑

자영업자 ‘영업제한’ 고통 여전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연합]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연합]

대기업 홍보팀에 근무하는 최모(31) 씨의 회사 직원들은 최근 ‘자발적으로’ 재택근무를 마치고 출근하고 있다. 최씨는 “직원 3분의 1만 출근하는 순환근무를 계속하고 있지만 코로나에 대한 인식이 바뀌다 보니 알아서 출근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회식도 점점 잡히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23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공식적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날 0시 기준 전국 확진자는 49만881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누적 확진자는 1042만7247명이었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 792일만이다. 사망자는 291명, 위중증 환자는 1084명으로, 16일째 위증증 환자가 1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확진자 1000만명 시대를 살고 있는 시민들은 사실상 코로나19와 공존하고 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시민들은 코로나19를 전처럼 의식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위험이 사라진 건 아니다. 고령층은 여전히 치사율이 높고, 자영업자는 여전히 영업시간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먼저 분위기가 바뀐 곳은 직장이다. 한때 확진자가 나오면 사업장을 폐쇄했지만, 현재는 확진자가 나와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영화사에 근무하는 김모(31) 씨는 “이전에는 현장 방문을 최소화했는데, 3월부터는 영화 촬영장이나 협력업체를 방문하는 일이 잦아졌다”며 “영화업계가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던 만큼 빨리 이전처럼 돌아가자는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직원이 적은 중소기업의 경우 확진자가 근무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정모(47) 씨는 코로나19에 걸렸어도 한동안 회사를 나왔다. 직원이 50명 이하인 정씨 회사에서 그의 일을 대신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는 “원래 사무실도 혼자 써서 직원들과 안 마주치게 조용히 출근하고, 점심은 사무실 앞으로 동료들이 배달했다”며 “동료들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달라진 분위기는 공항과 여행업계에서도 느낄 수 있다.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격리 의무가 해제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 여행이 재개되고 있다. 한국노총 소속 전국관광·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22일 성명에서 “관광·항공산업 정상화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정기 항공편을 신속히 확대해 달라”고 촉구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3월 들어 항공권 판매가 전년 대비 9배 이상 증가했다”며 “괌, 호치민 등 단기간에 다녀올 수 있는 여행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더 이상 통제가 어렵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공개된 코로나19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사회적으로 얼마나 통제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에 국민 66.9%가 ‘통제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통제 가능하다’는 절반 수준인 33.1%에 그쳤다. ‘내가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32.2%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실시한 해당 조사는 2020년 1월부터 시작했는데, 그동안 시행한 조사 중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답변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된 건 아니다. 자영업자들은 2년간 이어진 방역정책으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태다. 소상공인 단체로 이뤄진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코자총)은 지난 18일 정부의 사적모임 규모가 6인에서 8인으로 확대되자 성명서를 내고 “영업시간 오후 11시 제한을 유지한다는 발표에 어이가 없다. 지금 시점이면 영업시간 제한을 영업주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현 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현재 코로나 확진자도 알아서 자가격리하고 재택치료를 받는 등 ‘셀프방역’이 계속되고 있는데, 왜 자영업자들은 제한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영업시간 제한을 없애고 자영업자들이 자율적으로 방역할 수 있도록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도 여전히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유행정점에 치닫고 있는 오미크론은 감소세에 접어들더라도 ‘천천히 완만하게’ 확진자 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