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낸드 인수 후 첫 주주총회

“글로벌 낸드2강 입지 굳힐것”

대표이사 취임후 첫 주총주재

솔리다임, 기업용 SSD분야 선도

사업 중복없이 각각 강점 키울것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30일 오전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SK하이닉스 제공]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30일 오전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SK하이닉스 제공]

인텔 낸드 사업부문 인수 완료 후 처음 가진 주주총회를 통해 SK하이닉스가 낸드 사업 2강 입지를 확실히 굳히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아울러 ARM을 공동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30일 오전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제 74기 정기 주주총회 이후 헤럴드경제와 만나 “ARM 인수를 다른 기업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ARM은 굉장히 중요한 회사인데 특정한 누군가가 그 이익을 다 누리면 ARM을 인수하도록 (반도체) 생태계에서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 매입 의사를 넘어 실제로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박 부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SK스퀘어의 첫 정기 주주총회에서 “ARM도 사고 싶다”며 “ARM까지 고려할 정도로 규모가 큰 것부터 밸류 있는 회사들까지 폭넓게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ARM은 영국 팹리스 전문 업체다. 회사는 당초 계획했던 미국 엔비디아의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세계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 때문이다. ARM 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매각 무산에 따라 플랜B를 가동한다고 밝힌바 있다. 회사 기업공개(IPO)뿐 아니라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박 부회장은 이날 지난해 3월 각자 대표이사 취임 후 처음으로 주총을 주재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코로나 국면이 지속되고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 메모리 가격 하락 우려에도 낸드 흑자 전환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며 “초거대 AI와 메타버스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낸드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2강 입지를 공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낸드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14.1%, 지난해말 인수한 솔리다임(인텔 낸드사업부)은 5.4%였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19.5%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낸드 사업 성장을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 1단계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을 출범시켰다. SK하이닉스는 해당 인수가 그동안 D램에 비해 열세에 있던 낸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낸드 사업 분야 중 SK하이닉스는 모바일 제품에서 강점을 지닌 반면, 솔리다임은 기업용 SSD(eSSD)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박 부회장은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의 SSD 사업을 점진적으로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일류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 성장 인프라와 관련해 박 부회장은 “용인 클러스터는 장기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소부장 협력사들과 상생하는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하고, 빅 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도모하는 핵심 거점으로 삼아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부회장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반도체 업계는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의 영향으로 시장의 저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투자 효율과 생산성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구조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고객의 필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고객별 최적화된 솔루션을 장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주주환원에 대해 박 부회장은 “연간 고정 배당금을 20% 상향하고,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한다”며 “2022년부터 3년간 창출되는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추가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활동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사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전담 조직과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며 “2050년 RE100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소비 전력의 33%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중간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을 통해 곽노정 안전개발제조총괄 사장과 노종원 사업총괄 사장에 대한 사내이사 신규 선임,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의 사외이사 재선임 등의 안건이 의결됐다. 이천=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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