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연구용역 ‘콜센터 노동자 인권 실태조사’
극단선택 생각 이유론 경제 어려움·스트레스
고객 폭언 월 11.6회 경험…성희롱도 1.1회
부당처우 고충처리·감정노동 보호조치엔 부정적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도 “감염 취약” 우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콜센터 상담사 2명 중 1명은 저임금과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30일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실시한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해 8~9월 콜센터 상담노동자 199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콜센터 상담사 중 48%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을 한 것이 최근 1년 이내였다’고 응답한 비율은 29.9%에 달했다.
그런 생각을 한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55.6%)과 ‘스트레스 등 직장 내 문제’(53.4%)가 높게 나타났다. 스트레스의 원인으로는 ‘감정노동’(61.9%)과 ‘많은 상담량’(53.3%)이 꼽혔다.
콜센터 상담사는 주 1회 이상 감정노동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의 폭언은 월평균 11.6회, 성적 농담 등 성희롱은 월평균 1.1회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업무 관련 질환을 한 가지 이상 진단받았다는 응답자는 3명 중 2명(65.1%)이나 됐다. 여성(67%)이 남성(49%)보다 질환에 더 취약했는데 목·허리 디스크 등 척추질환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직장 내 부당한 처우를 해소할 수 있는 고충 처리 절차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40%가 ‘없다’고 답변했으며, ‘설치돼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응답률도 46%에 이르렀다.
또 감정노동자 보호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도입 이후에도 ‘고객의 폭언이나 성희롱이 감소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31.0%로, ‘감소했다’는 평가(30.2%)를 앞섰다. ‘회사의 감정노동 보호 조치가 강화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37.5%나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콜센터의 업무 강도가 세지고 있지만 노동 환경은 열악한 경우도 많았다. 콜센터 상담사를 위한 휴게공간이 없는 경우가 15.5%였고, 화장실 이용도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도 25.3%에 달했다.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콜센터 업무수행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67%는 ‘콜센터가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고 했고, 75%는 ‘가족에게 전염시킬까봐 걱정’했다.
인권위는 다음달 1일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한국비정규노동센터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토론회에서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을 계기로 드러난 콜센터 상담노동자들의 열악한 인권 상황·문제점, 정책적 대안, 법제도 개선안을 중심으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토론회는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참석인원은 제한된다. 인권위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참석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인권위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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