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7형 실패 만회 위해 다른 ICBM 발사”
韓美, 엔진 숫자 등 토대로 다른 ICBM 무게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등장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을 주장하고 있지만 기만이라는 분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지난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쏘아 올린 ICBM에 대해 화성-17형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특히 적외선 열감지 위성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 분석 결과 해당 ICBM 엔진은 화성-17형의 4개가 아닌 화성-15형과 마찬가지로 2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적외선 열감지 위성은 고열이 발생하는 점화 시점 엔진 숫자를 파악할 수 있다.
한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의 이번 ICBM이 화성-17형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지난 16일 화성-17형 3차 발사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엔진 2기를 클러스터링한 화성-15형을 재발사했거나 공개되지 않은 화성-15형을 성능개량한 화성-16형 등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공개한 영상과 관련 “그림자 길이와 방향이 오후가 아닌 오전으로 보인다”면서 “2월 27일 오전 촬영한 영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 16일 등 세 차례 모두 오전에 화성-17형을 쏘아 올렸으며, 지난 24일엔 오후 2시 34분께 화성-17형이라고 주장한 ICBM을 시험발사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 국장도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북한이 공개한 영상 중 일부는 지난 16일 실패한 시험발사의 영상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고 진단했다.
안킷 판다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선임연구원 역시 “정황상 북한은 24일 시험발사의 성격을 속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실제로는 화성-15형을 쏘아 올렸지만 지난 16일 실패한 화성-17형 시험발사 때 장면 등을 영상에 재사용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이번 신형 ICBM은 정점고도 6248.5㎞, 거리 1090㎞로 지난 2017년 11월 화성-15형이 기록했던 정점고도 4475㎞, 거리 950㎞에 비해 고도는 1700㎞ 이상, 거리는 140㎞ 가량 더 날아갔다.
다만 같은 화성-15형이라도 탄두를 비롯한 중량을 줄이는 방법 등을 통해 고도와 거리를 늘리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북한의 기만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김 위원장이 ‘기적적인 또 한번의 승리’라고 공언하고, 북한이 김 위원장까지 등장시킨 가운데 블록버스터 영화 예고편이나 뮤직비디오처럼 편집해 공개한 영상도 거짓이 되는 셈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ICBM 시험발사 이틀 뒤인 26일 1면에 게재한 정론에서도 “화성포-17형이 도달한 높이는 우리 조국과 인민의 위대한 존엄의 높이, 명예의 높이”라면서 이번에 쏘아 올린 ICBM이 화성-17형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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