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연일 담화전…南 ‘선제타격’ 구상 비난

“같은 민족 南에 총포탄 안 쏠 것” 여지도 남겨

인수위 “北도발·위협, 한치 오차 없이 임할 것”

韓美, 北 도발 대응 새 유엔 안보리 결의 추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5일 담화를 통해 전쟁을 반대하며 남측은 공격대상이 아니라면서도 남측이 ‘선제타격’ 등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핵 전투무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핵위협을 늘어놓았다. [연합]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5일 담화를 통해 전쟁을 반대하며 남측은 공격대상이 아니라면서도 남측이 ‘선제타격’ 등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핵 전투무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핵위협을 늘어놓았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최은지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5일 전쟁을 반대하며 남측은 공격대상이 아니라면서도 남측이 ‘선제타격’ 등 군사적 대결을 선택할 경우 ‘핵 전투무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핵위협을 펼쳤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총포탄 한발도 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무력의 상대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순수 핵보유국과의 군사력 대비로 보는 견해가 아니라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남조선군이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공격대상이 되지 않는다”면서 “쌍방의 군대가 서로 싸우면 전쟁이나 전투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우리 민족 전체가 반세기 전처럼, 아니 그보다 더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그러나 남측이 ‘선제타격’ 등 군사적 대결을 취한다면 ‘핵 전투무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전술핵 사용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그는 “남조선이 어떤 이유에서든, 설사 오판으로 인해서든 서욱이 언급한 ‘선제타격’과 같은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 전투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최고지도부가 미국이 아닌 한국을 겨냥해 공공연히 핵 위협을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부부장은 계속해서 “핵무력의 사명은 우선 그런 전쟁에 말려들지 않자는 것이 기본이지만 일단 전쟁상황에서라면 그 사명은 타방의 군사력을 일거에 제거하는 것으로 바뀐다”면서 “이런 상황까지 간다면 무서운 공격이 가해질 것이며 남조선군은 괴멸, 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자신들이 보유한 핵이 전쟁억지를 위한 방어용이지만 유사시 핵 카드를 꺼내들겠다는 얘기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측의 군사행동이라는 전제조건을 달긴 했지만 북한이 최근 개발을 본격화한 전술핵의 대상이 결국 한국이라는 본심을 은연중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다만 “김 부부장의 담화는 앞선 담화에 비해 나름 수위를 조절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완전히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은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김 부부장의 잇단 담화가 윤 당선인의 ‘선제타격’ 발언을 겨냥했다는 해석에 대해 “북한의 도발과 안보위협에 대해서는 한치의 오차 없이 임할 것”이라며 “담화는 서욱 국방부 장관 발언 다음에 나왔는데 서 장관은 현 정부에 소속된 분”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비롯한 도발에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추진 등 강력 대응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의견을 교환한 뒤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공동입장을 재확인했다”며 “특히 북한의 ICBM 발사는 다수의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감안해 새로운 결의 추진을 포함한 강력한 조치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도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한 대응으로 공조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행위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응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을 방문중인 윤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은 같은 날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을 가진 뒤 한미가 동맹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하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대표단장을 맡고 있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 정권교체기에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한미 간 물 샐 틈 없는 공조를 지속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데 양국이 의견을 같이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