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측 “경찰이 봐준 거 아냐, 법대로 하면 된다”
‘미온적 대처’ 지적했지만…강제해산보다 수사에 무게
경찰 “기습 집결 후 해산 절차 진행…주최자 엄정조치”
민주노총, 인수위 의식한 듯 공원 내에서만 집회 진행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서울시의 금지 통고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도심권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앞서 경찰의 ‘미온적 대처’를 지적했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도 강제 해산보다는 향후 위법사항에 대해 수사·처벌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민주노총 집회에 대해 “불법이면 법과 원칙에 따라 응당한 조치를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집회 대응과 관련해서는 “경찰이 일부러 봐준 것이 아니지 않나. 법대로 하면 된다”며 “누구든지 법을 위반하면 상응하는 조치를 하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폭력이나 장시간 도로 점거 등 극단적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던 만큼 무리하게 강제로 집회를 해산하기 보다는 불법 집회 주도자를 수사해 사법처리하면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인수위는 지난달 24일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경찰이 민주노총 집회·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국민 불신을 초래했다”고 지적해 향후 경찰의 집회 대응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습 집결 후 곧바로 주변에 차단선을 쳤고, 도로로 나온다는 첩보가 있어 경고하고 경력을 배치해 해산 절차를 진행했다”며 “집회 주최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사법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광장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500명, 경찰 추산 4000명이 참가해 현행 299명까지인 집회 인원 제한을 넘겼다. 이날 집회는 서울시의 집회 금지 통고에도 강행된 미신고 불법 집회였다.
민주노총은 집회 50분 전에야 집회 장소를 공지하는 ‘게릴라’ 방식으로 경찰의 허를 찔렀다. 집결 차단을 위해 134개 부대를 동원했던 경찰은 인수위가 있는 종로구 통의동과 광화문, 서울광장, 청계광장, 종각 등에 경력을 집중 배치하고 있었다.
다만 민주노총은 인수위와 경찰을 의식한 듯 공원 안에서만 집회를 진행했고, 참가자 간 거리두기를 강조하기도 했다. 경찰은 3차례 해산을 명령했지만, 강제 해산엔 나서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1시간30분가량 집회를 진행한 후 자진 해산했다.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불법시위 수사본부는 지난 13일 민주노총 집회 종료 직후 주최자와 주요 참가자 등에 대해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며 엄정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서울시 고발과 관계 없이 민주노총 집회 상황을 보고 자체적으로 인지해서 수사에 착수했다”며 “채증자료 분석 등을 통해 불법 책임자에게 신속히 출석을 요구하겠다”고 설명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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