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청사진 제시

K-클래식 위상 제고ㆍ악단 역량 강화

창작곡 쿼터제 도입ㆍ단원 상시 평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한국 클래식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서 K-클래식의 산실 역할을 해나가도록 하겠다.”

최정숙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옛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는 최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연 간담회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지난 3월 ‘국립’ 명칭을 달고 새출발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이날 간담회를 통해 ‘코리아(KOREA), 국가대표 오케스트라’라는 슬로건을 발표, ▷ 한류 문화(K-컬처) ▷ 역량 혁신 ▷ 미래 인재 육성 ▷ 문화 향유 ▷ 상생 등 5개 부분의 운영 전략을 공개했다.

‘국립’의 이름에 걸맞는 국가대표 악단으로서 강조한 부분은 K-클래식의 위상 제고와 악단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올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에 부임한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국립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며 “국립오케스트라는 한국의 얼굴인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 한국 클래식 음악의 홍보대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K-클래식의 음악을 점차 많은 나라에 알리기 위해 세계 유수 극장, 페스티벌, 국립단체와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최정숙 대표, 전예은 작곡가, 다비트 라일란트 감독 (왼쪽부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최정숙 대표, 전예은 작곡가, 다비트 라일란트 감독 (왼쪽부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국제무대로 뻗어나가기 위해 제2의 윤이상, 진은숙을 발굴하고 이를 위해 연간 3곡 이상 연주하는 ‘한국 창작곡 쿼터제’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라일란트 감독은 “여성 작곡가들의 연주를 많이 들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다양한 K-컬처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 클래식을 세계 무대에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지금은 모든 세대에 걸쳐 K팝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K팝과 오케스트라가 협업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택수, 데릭 버멜, 니나 영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곡가를 활용해 한국 작곡가의 세계 무대 진출을 도울 예정이다.

올해에는 5년간 공석이었던 상주 작곡가 제도 역시 부활했다. 상주 작곡가로는 신인 작곡가 발굴 프로젝트 ‘작곡가 아틀리에’ 1기 출신인 전예은(37)이 선정됐다. 전예은의 ‘장난감 교향곡’은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 지휘로 11월 3일 공연에서 초연된다. 전예은은 “재도약 시기에 상주작곡가로 임명돼 큰 영광”이라며 “서곡 형태의 곡과 교향곡(혹은 협주곡)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지휘자에는 지난해 처음 연 KSO국제지휘콩쿠르 우승자인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27)이 선임됐다. 임기는 1년이다.

다비트 라일란트 감독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다비트 라일란트 감독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오케스트라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인력 채용과 평가 제도를 시행한다. 현재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100명을 정원으로 하지만, 단원의 숫자는 74명에 그치고 있다. 최 대표는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단원을 충원할 것”이라며 “연주 대비 적은 단원수로 높아진 피로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이달에 5명의 신입 단원을 선발했다. 예산 확보를 위해선 수익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겠는 의지를 비쳤다. 최 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의는 물론 비활성화됐던 후원회를 민간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상시평가제를 도입해 연주략 향상을 위한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생각이다. 최 대표는 “연주 내내 평정하는 방식의 평가 제도를 도입, 연주와 리허설 동안 (단원들의) 긴장도가 높아지면 집중도 역시 높아져서 좋은 연주를 보여주고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라일란트 감독이 추구하고자 하는 오케스트라의 색깔도 만들어가야 하는 때다. 그는 “음악은 만찬과 같다”는 생각으로 악단의 조화로움과 하나의 색깔을 중요하게 판단하는 지휘자다.

라일란트 감독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발레, 오페라 등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기량을 향상시켰고, 짧은 시간에 연주를 해내야 하는 과정을 거친 만큼 적응이 빠르다. 다른 오케스트라보다도 반응을 잘 하고 의도한 바를 잘 읽어낸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립심포니는 본능적이라 할 정도로 슈만, 브람스 등 독일 음악가들의 연주에 굉장히 뛰어나다”고 봤다.

그러면서 “중장기 목표는 하나의 색깔을 가질 수 있는 오케스트라로 만드는 것”이라며 “국립심포니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선 앙상블이 중요하다. 파트별 챔버 음악을 시도해 기량을 향상시키고, 한 가지 색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심포니는 옛 국립교향악단 마지막 상임지휘자였던 고(故) 홍연택이 일부 단원들과 함께 1985년 만든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로 출발했다. 2001년부터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과 함께 예술의전당 상주단체로 자리해왔다.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이제 도약의 시기를 맞고 있다. 최 대표이사는 “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건강한 오케스트라를 음악계에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다”며 “클래식계 성장의 동반자로서 우리 역할과 성격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