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 사회의 변화는, 여성들이 계획적 피임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을 늘리도록 강요한다. 한국 여성이 처음으로 성관계를 하는 연령은 갈수록 낮아지는데, 이와 정반대로 초혼 희망 연령과 첫 출산 희망 연령은 높아지고만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이 생명을 존중하며 동시에 건강까지 지키려면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현장에서 산부인과 의사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녹록치 않다. 서울 명동 여노피산부인과의 강미지 대표원장은 “피임 관련 지식에 충분하지 않아 예기치 못한 임신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규칙적으로 매달 생리를 하는 여성들은 배란일을 예측할 수 있어 나름의 피임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만,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은 아무리 조심해도 남성 측의 피임에 의존하다보니 피임 실패 등을 이유로 임신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강미지 대표원장에 따르면, 최근에는 산부인과 방문객 중 임신 피임 상담을 문의하는 기혼 여성이 특히 크게 늘었다고 한다. 맞벌이와 육아가 겹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생리 주기가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 해당되는 기혼 여성은 배란일 예측이 매우 어렵다. 생리 주기가 규칙적인 여성이라도, 갑자기 생리가 불규칙해지면서 피임에 실패할 때가 있다.

피임 실패로 임신 진단을 받은 여성은 각종 사유로 인해 중절수술 상담을 고려하게 되는데, 여성 개인의 건강이나 사회적 여건에 영향을 받아 택하는 임신중절은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술이 될 수 있으며 신체적 스트레스로 이어져 매우 위험할 뿐 아니라 추후 건강한 임신 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지장이 된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지 않는 여성들은 임신․피임 상담을 하면서 적지 않은 심적 부담을 지게 된다. 이에 대해 강 원장은 “어떠한 상황을 막론하고 중절수술을 선택하기 전에는 충분한 숙려기간이 필요하다. 임신․피임 상담 문의에 나서는 여성들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배려하는 병원을 선택해야 하며, 임신중절수술 이후에 따르는 부작용과 합병증의 위험을 숙지하신 상태에서 병원이 전달하는 권고사항을 잘 지켜주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