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국립대 등록금 40년간 15배 4년제 학생 90%가 대출 장학금…美·英·호주도 뛰는 학비가 화두
경기불황으로 일본 대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학자금 빚 부담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에서 대학 등록금 인상 역풍이 거센 가운데, 등록금 빚더미에 앉은 대학생들이 지구촌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4일 최고 명문대학인 도쿄대 학생들의 부모 소득이 양극화된 점을 소개하면서 “빈곤 탈출을 위해 진학했지만, 비싼 등록금에 학자금 상환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대, 부의 양극화=도쿄대 출신으로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아사쿠라 아키히로(25)는 2009년 자신이 몸담은 기숙사 학생을 상대로 ‘빈곤과 도쿄대’를 주제로 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당시 도쿄대가 실시한 ‘학생생활실태조사’에서 도쿄대 학생 부모의 연수입이 950만엔(약9500만원) 이상인 경우가 과반수를 넘은 것에 놀라 빈곤층 학생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약식 조사를 벌인 것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많았던 기숙사의 49명 학생 가운데 부모의 연수입이 300만엔(약3000만원) 미만인 학생은 15명으로 나타났다.
아사쿠라는 “편모 가정에서 자란 나는 선생님의 도움, 급부형(상환불필요) 장학금이 없었다면 학비부담 때문에 도쿄대에 진학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국립대학 등록금은 1975년 3만6000엔(36만원)에서 현재 53만5800엔(약530만원)으로 약 15배 상승했다.
등록금이 오르자 학자금 대출도 늘어났다. 일본학생지원기구에 따르면, 주간 4년제 대학 다니는 학생 중 장학금을 받고 있는 비율은 2012년 52.5%에 달했다. 이는 10년전보다 2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으로, 이들 중 대여형(대출)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90%에 달했다.
▶학자금 미상환 역대 최고=일본의 장기침체 속에 취업이 되지 않자 지난해 학자금 미상환 금액도 역대 최고치인 957억엔(9570억원)에 달했다. 무거운 학자금 부담에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소득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빈곤을 벗어나기 위한 교육의 평등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야기현에서 보육교사를 하며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50)는 “아이들이 무사히 졸업해도 빚을 갚을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며 “가난에서 탈출하기 위해 진학을 해도 빚만 커지는 ‘포기할 수 없는 도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의 월수입은 13만8000엔(138만원)이다.
오비린대학의 야노 마사카츠 교수는 “정부는 대여형 장학금으로 기회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그것은 빚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학 등록금은 소비세 1%분 밖에 되지 않는다”며 정부의 교육 예산 확충을 촉구했다.
천예선 기자/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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