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 기회 이것말고 없었을까…”
SK실트론 사건 공정위 출석 소명
회의 속기록 최 회장 발언 공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과거 SK실트론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사익편취 논란에 대해 작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출석, “제가 회사의 이익을 가로채거나 위법한 행위를 이용해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앞으로도, 지금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SK실트론 사건 관련 전원회의 심의속기록에 따르면 당시 최 회장은 공정위 세종청사 심판정에 직접 나와 “제가 실트론 지분을 인수했을 때에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힘든 수형의 경험을 겪고 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뿐만 아니라 저는 국정농단 사건에 관여되었는 지에 대해 오랜 시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저 스스로 조그만 오해나 실수라도 있으면 저와 SK그룹이 상당히 큰 고통이나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아주 잘 인지하고 아주 조심하던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트론 지분인수가 그룹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 하에 나름 개인적인 리스크가 있지만 감행하고 추진했다”며 “그런데 오히려 회사의 이익을 가로채려는 행위로 평가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당혹스럽고 좀 억울한 심정”이라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또 “입찰 참여를 결정하기 전 뿐만 아니라 입찰에 참여한 후에도 혹시라도 법률적으로나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는 지를 법률 전문가와 이사, 그리고 담당자한테 거듭해서 확인했다”며 “이사회도 개최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얘기를 했지만 낙찰된 것도 없는 상황에서 무엇을 의결해야 되냐는 것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어떻게든지 이사회를 열자고 설득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사회를) 여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하거나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어 “제가 SK 주식회사에 갖고 있는 주식이나 재산은 훨씬 크고, 그것이 실트론에 갖고 있는 주식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큰 액수”라며 “제가 실트론을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SK 주식회사에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는 일은 저 개인적으로도 할 수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저 돈 벌어주려고 저한테 얘기를 했다는데, 솔직히 돈 벌 수 있는 기회가 이것말고 다른게 없었을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회사가 총수 개인에게 막대한 이익을 얻게 해 주기 위해서 모든걸 움직이고, 이사회도 열지 않고, 입찰도 형식적으로 짜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어떤 경우에도 가능해서도 안된다”며 “SK는 거버넌스 변화를 획기적으로 주도하고 이사회와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좋은 지배구조가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실트론 사건은 2017년 SK㈜가 SK실트론(당시 LG실트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최 회장이 추가 지분 취득에 참여한 것에 대해 위법성 논란이 제기된 사안이다.
공정위는 SK㈜가 지분 전량을 취득하지 않아 사실상 특수관계인인 최 회장에게 사업기회를 제공했다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처벌 수위가 낮은 시정명령·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렸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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