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제작진, 루나와 테라가 설계된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지 추적 이어갈 것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11일 암호화페인 루나의 대폭락 사태를 다뤘다. 쌍둥이 코인인 테라와 루나를 발행한 권도형 대표의 테라폼랩스가 일반투자자들 모르게 암호화폐를 프리마이닝(사전발행)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 약 5.8%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가구, 수도권 기준)

국내외에서 10만원 선에 거래되던 암호화폐 ‘루나’는 2022년 5월, 갑자기 1달러 패깅(가격고정)이 무너져 99,99% 이상 폭락해 시가총액 50조원 이상이 증발했다. ‘루나’에 투자했던 많은 사람, 자그만치 28만명 정도가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암호화폐는 내재적 가치가 없다고 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권 대표는 루나를 스테이블(안정성) 코인으로 만들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1달러를 1토큰으로 만드는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이다.

그후 권대표는 앵커프로토콜을 내놨다. 앵커프로토콜은 테라폼렙스에서 개발한 테라(UST) 기반 코인 예치서비스로, 사용자가 테라를 예치하면 이자를 지급해주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시중은행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확정수익 연 이율 20%를 달러로 준다는 사실은 투자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연이율 20% 자체가 너무 무리한 설정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사전 발행된 코인은 개수만도 10억 개. 원화가치로 환산하면 1조 5천억 원이 넘는 금액이다. 프리마이닝이란, 암호화폐를 공식발행하기 전 사전에 채굴해 놓는 암호화폐를 사전 발행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업계에선 필요에 따라 종종 이뤄진다고 한다.

그런데 테라폼랩스의 사전 발행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사전 발행한 비공식 코인의 양이 지나치게 많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사전 발행한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코인이 상장될 때는 암호화폐의 발행사, 발행 공식과 배정방식, 개발자 정보 등이 담긴 일종의 설명서인 ‘백서’도 함께 공개된다. 일반 투자자들은 이 백서를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중한 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데, 테라와 루나의 백서에는 이런 사전 발행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

지난 2020년 한 언론사에 의해 이 문제가 기사화되기도 했었는데, 당시 권도형 대표는 문의하는 사람들에게 대답을 해줬으니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사전 발행 후 거의 1년 반이 지나서야 일반투자자들에게 조금씩 이 사실이 알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즉, 코인개발사가 코인을 정상발행하기도 전에 미리 약 10억개를 찍어놓았고(가치는 1조 5천억원), 이는 나중에 시장에 풀릴 경우 코인투자자들 입장에선 들어본 적 없는 대량의 코인이 유입되는 것이니 추후 문제가 될 여지가 많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사전 발행 된 이 코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의혹을 제기했다. 우선, 이 비공식 코인이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중 하나인 〈차이〉를 통해 현금처럼 사용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테라/루나 공시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 〈차이〉 플랫폼에서는 현금뿐만 아니라 이 비공식 코인을 통해서도 카드충전 등이 가능했던 것이다. 〈차이〉의 실질적 소유자는 권도형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공동창업 했던 신모 대표로 알려져 있다.

제작진이 사전발행 된 코인들을 추적해보니, 일부 코인이 실제로 테라폼랩스에서 차이로 옮겨진 것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는데, 먼저 차이의 고객이 예치해놓은 현금을 테라측에서 사전발행한 코인과 교환해줬을 경우다.

이는 머지포인트와 유사한 구조로, 임의로 건드려선 안될 차이 고객의 예치금을 차이 측도 아니고, 다른 회사인 테라쪽에서 건드렸다면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만일 테라측에서 사전발행한 SDT들과 차이 고객 예치금이 교환되어, 정작 차이 고객에게 돌려줄 현금이 부족하게 되면 사기사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만일 사전 발행된 코인이 차이 고객이 아닌, 제3의 인물이 제공한 자금으로 〈차이〉 플랫폼을 통해 현금화 되었다면, 이는 자금 세탁이나 비자금 조성 등의 정황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테라폼랩스를 공동창업한 건 맞지만, 이미 2020년 3월 경부터 노선을 달리해 사실상 결별 상태였다는 테라폼랩스의 권도형과 차이의 신 모회장. 그러나 신 모 회장의 해명이 무색하게, 차이와 테라 교환 시스템은 결별 한참 이후인 2021년 5월에 런칭돼, 2022년 3월까지 운영됐다.

그러나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추적 끝에, 이 테라와 차이 간의 코인 거래는 훨씬 이전인 2019년부터 시작되고 있었으며, 실제로 사전발행 지갑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차이로 천 만 개의 사전발행 코인이 거래된 정황들을 포착할 수 있었다.

현재 사전발행 지갑 속 남아있는 사전발행 코인 SDT는 7억 개. 나머지 3억 개, 약 5400억 원에 달하는 사전발행 코인의 어디로 갔으며, 무엇을 위해 복잡한 거래를 통해 이동했는지 행방이 묘연하다. 테라폼랩스 측에 사전 발행된 코인의 용도가, 테라 생태계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밝혔고 〈차이〉의 신대표 측은 코인의 사전 발행은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공식적으로는 과거 업무파트너이자 광고 계약 관계이며, 현재는 아무 관련이 없고 특히 이번 대폭락 사태에 신 모 회장은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 〈차이〉쪽 입장. 국내법인을 청산하고 이미 싱가포르로 기반을 옮긴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한테서는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이번 방송 이후 〈테라폼랩스〉와 〈차이〉가 만들어낸 큰 그림이 무엇을 위함이었고, 한때 시총 7위까지 올랐으니 현재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루나와 테라가 설계된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지 추적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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