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고령층이라 생계 불안

지원정책에 해당안돼…“자릿세 내는데”

취약업종 종사자들 잇단 시위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김부식(76) 씨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빛나 기자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김부식(76) 씨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빛나 기자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입구. 평일 낮임에도 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유독 노점상들이 줄지어 있는 곳에는 발길이 드물었다. 33년간 시장에서 신발 소품 노점상을 운영한 김부식(76) 씨 가게도 마찬가지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에 장사를 접었다 최근 돌아왔다는 김씨는 “손님 없어서 돈 못 벌어. 계속 적자야. 더는 못하겠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 하는 거지”라며 착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지난 2년 5개월 동안 김씨는 노점상 지원금 50만원 외에는 지원을 받지 못했다. 김씨는 “구청 허가 받아서 매년 몇십 만원씩 자릿세를 내는데 왜 지원 대상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거리의 노점상들은 여전히 ‘코로나 비상 상황’을 견디고 있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지원금에 해당되지 않아 다른 취약 업종보다 누적된 피해가 커서다. 노점상 단체는 저소득층·고령층이 많은 상인들을 위해 보호법을 만들어 달라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최모(63) 씨는 단속이 무서워서 코로나19 지원금을 애당초 포기했다. 최씨는 “한 번도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며 “대부분의 지원에 해당되지 않았고, 지원금 50만원을 준다고 했지만 단속을 당할 까봐 신청 안 했다”고 말했다.

실제 빈곤사회연대가 올해 1월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 노점상 상인 116명 중 26.7%만이 코로나 관련 지원금을 신청했다. 김두환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 대외협력실장은 “대다수 노점상들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정부 기관에 제공하는 걸 극도로 두려워 한다”며 “정보를 기반으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점상 상인들은 고령층이 많아 다른 일도 구하기 쉽지 않다. 토스트 노점상을 운영하는 송모(73) 씨는 “세금과 지역의료보험비를 감당하지 못해서 몇 년 전 사업자등록을 했다가 철회했다”며 “그렇다고 장사 접으면 집에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점상전국연합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전국노점상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모습. 이 단체는 ‘노점상 생계보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김빛나 기자
민주노점상전국연합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전국노점상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모습. 이 단체는 ‘노점상 생계보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김빛나 기자

노점상 단체는 상인 보호를 위한 법을 제정해달라는 입장이다. 다만 노점상 자체를 줄이려는 지자체 정책과 충돌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노련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전국노점상대회를 열고 ‘노점상 생계보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노점상 특별법은 노점상인의 생존권과 기본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긴 법이다.

이 단체는 “노점상인도 벌금 말고 세금을 내는 떳떳한 사회경제적 주체가 되고 싶다”며 ‘탈세를 하는 불법 영업’이라는 낙인이 심하다”고 호소했다.

노점상 상인들처럼 일부 코로나 취약업종 종사자들은 “아직도 생존기로에 서 있다”며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전국관광·서비스노조와 전국항공산업노조는 지난 14일 오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 연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관광·항공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현장 복귀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원금 연장을 촉구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