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 360만주 주식거래
세무당국, 과소신고 판단 189억원 과세
LG일가 “정상적 거래, 은닉 의도 없어”
법원, 과세 부당 “특정인 간 거래 아냐”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LG그룹 사주일가가 360만주 주식거래에 부과된 추가과세에 불복해 낸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6부(부장 이주영)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외 사주일가 8명이 용산세무서 등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부과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세무당국은 LG그룹 사주일가가 2007~2015년까지 통정매매 방식의 주식거래를 통해 약 453억을 과소신고했다고 판단했다. 통정매매란 매수할 사람과 매도할 사람이 주식의 가격과 시간 등을 사전에 정해놓고 거래하는 방식을 뜻한다.
당시 LG그룹 재무관리팀 주도로 사주일가의 LG 및 LG상사 주식을 매도주문한 뒤, 사주일가 다른 구성원 명의로 매수하는 거래한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이들이 360만여주 주식을 거래하면서 주식 시가를 거래일 기준 전후 약 2개월간 종가 평균액에 20% 할증한 가액으로 평가해 과소신고했다고 보고 189억여원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했다. LG그룹 일가는 2018년 조세심판원 심판청구 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LG그룹 일가는 경쟁매매방식을 통해 실제 거래가액으로 매도매수가 이뤄졌고, 특수 관계인 간 거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은닉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부정행위가 아니며, 부당과소신고가산세 부과는 위법하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거래를 특정인 간 거래로 볼 수 없고, 신고한 양도가액은 실지거래가액으로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 승소 판단했다. LG그룹이 재무관리팀을 통해 사주일가가 보유한 주식의 관리 및 처분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의결권대리, 주식매매 등을 해왔던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거래소 시장 내에서 발생한 경쟁매매는 특정인 간 매매로 보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거래소 시장의 경쟁매매에서는 다른 투자자를 배제하고 주문할 방법이 없고, 지정한 호가대로 거래가 100%체결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주식이 저가양도된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거래 주문평균가는 항상 거래일 당시 주식 가액의 고가와 저가 사이에 형성됐다”며 “거래소 시장 내 거래가격이 왜곡된 것으로 볼 정황도 없다”고도 지적했다.
인접한 시간에 주식을 거래한 행위도 부정행위가 아니라고 봤다. 통정매매 자체가 과세 대상인 ‘양도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양도소득을 은닉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이들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조세 및 조세범처벌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으나 법원은 무죄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9년 9월 “거래소 시장 내 경쟁매매로 이뤄진 주식은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되며 무죄가 확정됐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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