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초(超)저금리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체 예금 중에서 1%대 금리를 주는 예금의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사실상 제로금리인 1%대 예금이 점차 대세화되는 모습이다. 은퇴 후 이자생활자와 저축으로 돈을 모으는 월급쟁이들의 생활이 더 팍팍해질 전망이다.

30일 한국은행의 ‘10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7개 국내 은행이 10월 현재 출시한 정기예금 상품 중 12.4%가 2.0% 미만의 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예금은행의 금리수준별 수신 조사를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대 예금 비중은 지난 9월 6.9%를 기록하면서 사상최대를 기록한 뒤 두배로 껑충 뛰면서 한 달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 이상 3% 미만’의 예금 비중은 10월 현재 87.5%다. 이로써 1~2%대 예금이 전체의 99.9%를 차지하게됐다.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1%대 예금 비중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현장에서 1%대 예금의 체감도는 더 높다. 이날 전국은행연합회에 고시된 17개 은행의 35개 정기예금(1년 만기) 중 1%대 금리는 총 9개(25.7%)를 차지했다.

지난달 말 현재 예금은행에 맡겨진 돈(총수신)에 적용된 평균 금리는 1.97%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하락해 다시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의 저축성 수신 평균 금리는 연 2.18%로 전월보다 0.10%포인트 하락했다. 199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낮은 금리로, 지난 3월 이후 8개월째 사상 최저 행진을 지속했다.

1%대 예금 비중이 이같이 늘어난 것은 크게 두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우선 한은이 8월과 10월 두 차례 완화적 통화정책을 결정함에 따라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연 2.00%)로 떨어졌기 때문에 이에 맞춰 수신금리도 내리게 된 것이다.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은행들로선 굳이 높은 금리를 쳐주면서까지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국내 은행들은 저금리가 본격화하자 예금 유치에는 거의 관심을 쏟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예금에 붙는 우대금리도 대폭 축소해 유명무실하게 만든 상태다.

이처럼 1%대 예금이 판을 치다보니 저축 의욕은 바닥을 기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순저축률은 4.5%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정점(24.7%)을 찍었던 저축률은 2001년부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2011년 기준 한국의 가계저축률은 3.4%로 OECD 평균인 5.3%에 훨씬 못 미친다. 9~13%에 달하는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주요 국가는 물론 저축 안 하기로 유명한 미국(4.2%)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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