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뒤치락’ 격화되는 반도체 경쟁
TSMC, 9월 3나노 반도체 생산 예정
예상보다 빠른 양산...삼성과 경쟁 본격화
새 고객사 확보위한 삼성 기술개발 치열
삼성전자에 3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 세계 최초 타이틀을 내준 TSMC가 다음달 3나노 기반 반도체를 양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가 본격 추격에 나서면서 삼성전자는 ‘기술 프리미엄’ 선점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전망돼 양사 간 ‘진검승부’가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복수의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3나노(N3) 공정 기술에 대한 연구·시험 생산을 마치고 9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첫 고객사는 애플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애플이 자체 설계한 M2 프로 칩이 TSMC의 3나노 공정을 적용한 최초의 칩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M2 프로 칩은 컴퓨터 두뇌에 해당하는 역할로 이르면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애플이 M2 프로 칩을 향후 14·16인치 맥북 프로와 고급형 맥 미니에 채택할 예정이며, 이 제품이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내년에 출시되는 아이폰15 프로용 A17 바이오닉 칩과 향후 맥북 에어, 13인치 맥북 프로에 들어가는 M3 칩도 TSMC의 3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생산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TSMC의 3나노 개발 수율(제조품 중 정상품의 비율)이 개선되면서 이같은 위탁생산이 가능해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나노 공정은 기존 5나노 공정 전환 때보다 초기 수율이 높아졌단 전언이다.
이같은 TSMC의 반도체 생산은 현지에서도 ‘깜짝 소식’인 것으로 보여진다. 애초 대만에서는 TSMC 3나노의 첫 고객사로 알려진 인텔이 신제품 생산을 내년으로 미루면서 TSMC의 3나노 양산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리포트를 통해 지난달 초 “인텔이 14세대 중앙처리장치(CPU)인 ‘메테오레이크’에 탑재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칩셋의 대량 생산을 제품 설계·공정 검증 문제로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룬 뒤 다시 내년 말로 연기했다”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TSMC의 3나노 양산이 늦게는 내년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게 됐고, 당시 TSMC는 현지 언론에 “회사의 용량 확장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입장을 전한 바 있다.
TSMC가 실제로 다음달에 3나노 양산을 시작할 경우 반도체 기술력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TSMC의 3나노(핀펫) 반도체는 5나노 반도체에 비해 성능은 10~15% 향상되고, 소비 전력은 25~30%가량 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보다 3개월 빠른 6월 말부터 삼성은 3나노(GAA) 1세대 반도체 양산에 들어가 출하식까지 마쳤다. 삼성은 전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신기술을 적용해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히며, 고성능 컴퓨팅(HPC)용 시스템 반도체를 초도 생산한데 이어,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등으로 제품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해당 3나노 반도체는 5나노(핀펫) 반도체보다 성능은 23% 향상되고 전력은 45%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삼성이 앞서 보이지만, 두 회사의 양산에 대해 고객사들의 평가는 아직 이뤄지지 않아 업계에선 스마트폰 등 완제품에 탑재될 경우 성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나노 ‘기술 프리미엄’ 선점을 통해 입지를 새롭게 한 삼성 입장에선 TSMC를 더욱 신경쓸 수밖에 없다. TSMC가 예상보다 빨리 제품을 양산할 경우 신규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 삼성이 처음 3나노 제품을 양산한다고 밝혔을 때도 수율과 신규 고객사 확보를 두고 민감한 신경전이 진행되기도 했다. 특히 대만 언론을 중심으로 최근까지도 삼성 3나노 기술력에 의구심을 표하며, TSMC의 경우 이미 3나노 제품의 주요 고객사로 애플, 인텔, 미디어텍,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퀄컴 등이 선정됐다는 보도가 잇따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2025년 2나노 공정 기술 개발 전까지 치열한 기술력 개발 경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TSMC는 지속해서 공정을 업그레이드해 내년 중반 이후 3나노 2세대 공정을 양산할 계획이며, 삼성은 2024년 3나노 GAA 2세대 공정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 입장에선 양산 이후 추가 개발 기술을 통해 신규 고객사 유치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TSMC의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점유율은 53.6%, 삼성전자(16.3%)로 3배 이상 높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업계 예상보다 빨리 TSMC의 양산이 거론되는 느낌은 있다”며 “실제로 9월에 TSMC의 양산이 이뤄진다면 신규 고객사 확보에 나서는 삼성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두 회사 제품이 모두 성능과 수율 면에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삼성은 GAA 방식이고 TSMC는 핀펫 방식이라 향후 업계의 평가를 냉정히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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