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영국 레스터의 한 주차장에서 발견된 유골이 15세기 사망한 요크 왕가의 마지막 왕인 리처드 3세의 유골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그런데 리처드 3세의 유골 DNA를 분석한 결과, 후손들과 Y염색체가 일부 일치하지 않아 영국 왕실의 정통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계는 왕가의 왕위 계승이 아버지에서 딸로 이뤄진 경우도 있다며 확대 해석을 자제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레스터대 튜리 킹 박사는 “모든 자료들을 종합해보면 이 유골들이 리처드 3세의 것이라는 것을 압도적으로 증명하고 있다”며 “보수적으로 봐도 99.999% 확실하다”고 주장했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은 전했다.
요크 왕가의 마지막 왕인 리처드 3세와 후에 헨리 7세가 된 튜더 왕가의 헨리 튜더는 모두 에드워드 3세의 후손이다. 이론적으로라면 Y염색체는 아버지에서 아들로 전해지기 때문에 차이가 없어야 한다.
연구진은 모계 후손으로 리처드 3세의 큰누나 ‘요크의 앤’의 후손인 웬디 덜디그와 부계 쪽으로 5대 뷰포트공의 후손의 염색체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모계 염색체는 유전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아버지 쪽으로 유전된 Y염색체는 차이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리처드 3세의 DNA는 영국 로열패밀리는 왕실 혈통을 가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BBC방송은 헨리의 선조인 ‘건트의 존’(John of Gaunt)이 왕실의 적통이 아니라는 소문들이 돌기도 했고 항간에는 백정의 아들이란 얘기들이 떠돌아 그가 화를 내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연구에 참가한 케빈 슈러 레스터대 영국지역역사학 교수는 “만약 존이 에드워드 3세의 아들이 아니라고 가정해서 말하면 이는 그의 아들인 헨리 4세나 헨리 5세, 헨리 6세 모두 왕위의 정통성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왕위 계승이 아버지에서 아들로 바로 이어지지 않았거나 딸이 계승한 적도 있다”며 “윈저 왕가가 정통성을 가지지 않았다고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확대 해석을 자제했다.
킹 박사도 기자회견에서 아버지쪽 유전자 일치가 부족했던 부분은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었다며 이전 연구에서도 세대마다 1~2%의 ‘부계 오류’(false parternity)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BBC방송 역시 이보다 더 많은 왕위 계승의 이유들이 있기 때문에 염색체 전달이 끊겼다는 사실만으로는 왕위 계승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리처드 3세의 모계 DNA는 매우 희귀한 것으로 수천 명의 유럽인들의 DNA 데이터베이스 가운데서도 독특한 것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머리카락과 눈 색깔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리처드 3세는 옛 미술품에 표현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푸른 눈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머리는 금발이었고 일치 가능성은 77%였다.
/ygmoon@heraldcorp.com
☞리처드 3세(1452~1485)=영국 요크 왕조의 마지막 왕으로 왕위를 찬탈한 후 랭커스터파의 리치먼드 백작 헨리(헨리 튜더)와 싸우다 패해 보즈워스에서 전사했다. 유해는 프란체스코회 수도원에 묻혔으나 1530년대에 수도원이 파괴되면서 사라졌다가 지난 2012년 8월 레스터의 공용주차장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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