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美상의 ‘한미재계회의 총회’
美 IRA·韓 중처법 등 개선 명시
한미 경제계, 공동선언문 채택
한미 경제계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인한 한국산 제품 차별 규제를 개선하고 한국산 전기차에도 미국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19면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미국상공회의소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제34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총회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양국 정부가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하고, IRA 시행으로 한국산 제품이 미국 판매 관련 벌써 영향받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주문했다. 이어 “한미 경제계는 반도체, 첨단기계,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공급망 안에서 긴밀히 연결돼 있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칩4(팹4) 동맹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현재의 공급망 혼란을 신속히 잠재워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자리에서 미국 측 참석자들도 IRA로 인한 한국산 제품의 차별이 한미동맹과 한미FTA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개선 필요성에 적극 공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미 양국이 경제안보·기술동맹으로서 양·다자 차원에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고 있다”며 “양국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한미재계회의의 지속적인 관심과 역할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관계에 기여해온 양국 기업의 역할이 컸고, 한미 통상 현안 해결 및 산업 협력을 위한 민관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경제계는 이번 총회에서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미국 통상 안보 위해 고율 관세 부과 등 규정)와 IRA, 한국의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개선 필요성을 명시했다. 한국산 전기차가 미국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문제를 지속 제기하고, 비차별적인 해결책을 모색해 나갈 것도 공동선언문에 담았다.
경제안보 협력 분야를 반도체 등 핵심산업 공급망과 녹색전환, 디지털 경제 전환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향자 국회 반도체특위 위원장은 반도체 동맹을 통한 한미 글로벌 밸류체인 강화 방안을 소개했다. 안세창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혁신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전환을 발표했고, 류제명 디지털플랫폼정부추진단 단장은 인공지능, 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집약한 공공서비스 혁신 프로젝트 등을 소개하며 양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양국 참석자들은 미국의 최우방인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5월 한·미 정상 간 공동성명에 포함된 ‘외환시장 관련 협의’ 후속 조치로 한미 통화 스와프 상설 체결 혹은 이에 버금가는 조치를 촉구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아시아 내 한국 경제의 위상에 따라 우리의 혼란은 동아시아, 동남아로까지 퍼질 수밖에 없다”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안정은 미국의 동북아 안보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강태수 카이스트 경영대학 초빙교수(전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군사·경제·기술동맹에 더해 앞으로의 한미동맹은 한미 통화스와프 등 금융동맹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 경제계는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와 경쟁 중인 한국이 미국과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로서 ‘2030세계박람회’를 유치할 수 있도록 미국에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한미재계회의는 한국산 제품차별 등 통상 관련 현안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미국과의 투자·교역 협력을 위한 어젠다를 지속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번 회의는 약 6년 만에 우리 장관급 인사와 관련 부처 인사가 다수 참석함으로써, 정부와 한미 양국 재계의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는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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