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패권 향한 힘찬 시동
울산·화성공장 더해 年60만대 생산능력 추가
2030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2% 달성 목표
IRA대응 배터리 합작공장 추진...전동화 가속
현대차그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을 공식화한 것은 국내외를 아우르는 전용 생산라인 구축에서 나아가 전기차 생산기지의 ‘삼각편대’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기차와 배터리 합작공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비롯해 미래 모빌리티 부문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 지위 향상도 기대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5일(현지시간) 첫 삽을 뜬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해 울산과 경기 화성에 2개의 전기차 생산 거점을 갖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에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323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HMGMA 착공식을 열었다. 그룹의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도 전기차 전용 생산기지를 건설해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울산 공장의 주행시험장 부지에 신형 전기차 공장을, 기아는 오토랜드 화성에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는다. 두 공장의 최대 연산 규모는 각 15만대다. 두 공장 모두 HMGMA와 같은 시기인 2025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한국과 미국의 전기차 전용공장 3곳이 모두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연산 60만대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추가로 갖추게 된다. 내연기관 공장에서 이뤄지는 혼류생산이나 전기차 라인 증설을 통해 생산하던 전기차 라인업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총 32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 약 12%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이다. 전기차 선진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만 2030년 전기차 판매량 84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성장세에 발맞춰 전기차 제조·판매에 필요한 배터리 부문까지 안정적인 현지 조달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HMGMA의 경우 글로벌 배터리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근에 배터리 셀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최근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최종 조립이 북미에서 이뤄져야 할 뿐만 아니라 배터리 제조에 사용된 핵심 광물 역시 특정 비율 이상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처리돼야 한다. 이 비율은 내년 40%로 시작해 2024년 50%, 2027년 80%로 높아진다.
현대차그룹이 현지에 배터리 셀과 완성차 공장을 함께 구축한다면 IRA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을 합작사로 거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전기차에 최적화한 배터리 제품을 합작사와 공동 개발해 양산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 역시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돈 그레이브스 상무부 부장관은 “이번 투자는 조지아에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 뿐 아니라 스마트자동차 기술,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미국과 한국 간 협력 강화를 의미한다”며 “이런 긴밀한 관계가 양국 모두에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글로벌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라인업 구축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18종, 기아 13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2025년 이후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하는 완전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 세계에서 총 26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올해 연간 판매량은 35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글로벌 전기차 거점이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는 2025년부터 전기차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은 급속한 전동화 흐름 속에서 시장 ‘퍼스트 무버’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고효율·고성능·안전성이 확보된 높은 경쟁력의 전기차를 적시에 생산해 현지 판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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