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서울 기동단 정원 5236명…현원은 4552명

경찰 “예산 문제로 줄어드는 의경대원만큼 충원 어려워”

참사 당일 투입된 경찰 대부분 수사·마약 관리

‘안전관리’ 역할 지역경찰은 32명 투입…전년比 1명↑

전문가들 “경찰인력 추가 배치했어야”

“좁은 골목 등 취약 지역 고려한 경찰 배치도 필요”

지난10월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경찰기동버스가 주차돼 있다. 김영철 기자
지난10월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경찰기동버스가 주차돼 있다. 김영철 기자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태원 참사로 대규모가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경찰의 책임론이 가중되고 있다. 해당 일대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파를 통제할 경찰 인력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질서유지를 담당하는 서울 기동대 현원은 정원보다 600여명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경찰청에 요청한 기동단 정원 및 현원 현황을 보면 올해 2월과 8월 기동단 정원은 각각 5200명, 5236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실제 기동단에 소속된 경력 현원을 보면 올해 2월 현원은 4109명, 8월 현원은 4552명이었다. 기동단 정원을 2월과 8월 현원과 비교하면 각각 1091명, 684명 부족한 수치다.

기동대 정원과 현원의 차가 큰 배경에는 기동대 병력의 다수를 차지했던 의경제도의 폐지가 있다. 정부는 지난 2017년 ‘의무경찰 단계적 감축 및 경찰 인력 증원방안’을 국정과제로 확정, 이듬해부터 의경 인원을 해마다 감축해왔다.

경비인력으로 활용된 의경대원이 사라지는 만큼 경찰대원을 충원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확인되는 서울 기동대 정원과 현원은 매년 상·하반기에 채용되는 신임 경찰 인원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면서도 “의경 폐지안에 따라 경찰 기동대 정원과 현원에도 영향이 가지만 경찰관 1명에게 투입되는 예산이 의경대원 1명의 예산보다 많기에 의경이 줄어드는 수만큼 충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집회와 시위 외에도 주요 행사에서 질서유지를 관리하는 기동대 인원이 줄어 참사 당일 가용 인원을 활용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어제(29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여러 가지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경찰 경비병력이 분산됐던 측면도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핼러윈 기간에 이태원 일대에 투입된 경찰 인력이 부족했던 점도 참사를 막지 못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나아가 코로나19 완화되고 이태원 일대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 예상됐음에도 기동대가 투입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이태원 일대에 투입된 경찰 인원은 총 137명이지만 질서유지와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지역경찰은 32명이었다. 지난해 투입된 인원과 비교했을 때 1명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동대가 투입된 반면 올해 투입된 기동대는 없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2020년과 2021년에는 22시 이후 영업 등 방역수칙 위반 단속을 위해 기동대를 투입했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가 완화돼 관할서 경력과 서울청 경력만 배치한 것”이라며 “과거에도 핼러윈 때 기동대 투입은 안 하고 의경만 투입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태원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점과 해당 일대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경찰 인력이 사전에 추가 배치됐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핼러윈 축제가 제대로 열린 만큼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짐작했다면 경비적 측면에서 더 많은 인원이 투입돼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용 인력이 많으면 그만큼 인파를 통제할 여력이 생겨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무엇보다 이태원 일대 좁은 골목 등 병목 현상이 발생할 취약지역을 정확히 파악해 경찰대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이 대규모 인파가 밀집할 것을 알았다면 좁은 골목을 통제하고 도로를 통제해 많은 인원이 모이는 것을 분산시켜야 했다”며 “현장에 투입할 인원도 좀 더 많았으면 질서유지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