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5일, 카카오톡으로 체크인이 가능한 숙소로 여행을 갔다. 체크인이 원활하지 못했다. 카카오 서비스의 장애 때문이었다. 잠깐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프런트에서 직접 체크인을 해서 숙박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카카오 서비스의 유료 고객은 약정한 서비스의 이용이 제한된 것에 상응하는 배상책임을 당연히 물을 수 있다. 반면, 카카오가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의 경우는 어떨까? 무료로 서비스가 제공되므로, 다소간의 ‘불편’은 수인할 수 있지 않을까? 다른 대체 서비스가 존재한다면 달리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직접적으로는 전기통신사업법 제33조에 근거한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본질적으로 기간통신사업자가 그 수범자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손해배상 규정은 2018년 4월 6일 신경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이 최종 반영된 것이다. 당시 입법취지와 검토보고서는 명시적으로 ‘이동통신’서비스의 ‘통신장애’를 전제하고 있다. 체계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전기통신사업법 편제에서 손해배상책임은 ‘제3장 전기통신업무’에 규정돼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제3장에 규정된 내용들은 주로 통신설비를 보유하면서 가입자에게 ‘유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의무와 관련돼 있다. 부가통신사업자인 카카오의 무료서비스에 적용하기는 어색하다. 이 때문에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제37조의11 제1항 제4호 및 제2항 단서 규정은 무료서비스 제공이 중단된 경우 해당 전기통신사업자의 손해배상책임이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전기통신사업법은 민법상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배제하지 않는다. 다만 채무불이행의 요건과 효과 차원에서 카카오에 손해배상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서비스 장애의 책임을 카카오에 온전히 귀속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서비스 장애의 직접 원인인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는 카카오의 책임영역이 아니다. 서비스 장애에 대비한 이중화 의무가 존재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 사건 이후 관련 법령의 재개정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규범적으로 이러한 의무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임을 방증한다. 또한 무료서비스 장애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어떠한 성질의 손해인지는 엄격한 입증이 뒤따라야 한다. 서비스 장애로 인한 통상손해는 서비스 이용료다. 서비스가 무료면 통상손해를 인정하기 어렵다. 남는 문제는 특별손해인지 여부다. 특별손해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사정을 알 수 있었을 때만 배상책임이 인정된다. 이런 이유로 2000년 무료서비스인 다음 이메일 장애 관련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서울지방법원 2002. 7. 24. 선고 2002나6868 판결).
마침 카카오가 피해보상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고 한다. 이러한 피해보상은 법적 책임이 아닌 도의적 책임이다. 카카오의 위상과 그 제공 서비스의 중요성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다만 적정선을 벗어난 손해배상은 오히려 카카오 경영진의 업무상 배임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이번 사태의 의미와 파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숙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태오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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