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법정관리 모두 반대 입장

솔본 등 우호주주 등과 대비책 모색

지분담보대출 기반 의결권 행사에 “불법 소지” 지적도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매각이냐 법정관리냐의 기로에 선 메쉬코리아를 두고 창업주인 유정범 의장이 지난 23일 기자와 만나 “이 달부터 현금흐름이 포지티브(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며 “대출 만기 연장만으로도 회사를 정상화 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매각은 불법 소지가 있고, 법정관리는 주주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이라는 의견도 전했다.

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올해 벤처기업계에 투자 한파가 닥치자 유 의장과 김형설 사내이사의 지분 21%를 담보로 OK캐피탈로부터 360억원의 지분담보대출을 받았다. 우선 대출금으로 급한 불을 끄고 이후 투자를 유치해 대출금을 갚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미국에서 주로 시행하는 벤처대출(venture debt)의 형태다.

그러나 후속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대출 상환이 여의치 않게 되자 OK캐피탈은 메쉬코리아를 매각하기로 했다. 담보로 잡은 유 의장과 김 이사의 지분에 더해 주요 주주들의 합의까지 끌어낸 상황. 최대 주주인 네이버(18.48%)와 GS리테일(18.46%), 현대차(8.88%) 등이 매각에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진소닉-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이 600억원을 신주로 투입해 53%를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 47%는 기존 주주들에게 분배하는 내용까지 정해졌다.

유 의장 측은 이에 결사반대 하고 있다. 회사가 매각될 경우 자신이 창업한 회사의 경영권을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의장은 “현재 이자와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정도로 재무건전성이 많이 좋아져서 분할납부 계획도 제출했다”며 “기존에 저희가 투자했던 파트너사에서 회수한 금액 40억원이 다음달에 들어올 예정이어서 원금을 320억원까지 낮출 수도 있다”고 상환 계획을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상을 감안하더라도 이달부터는 이자를 상환할 수 있을 정도로 현금흐름이 나온다”며 “대출을 1년만 연장해주면 더 좋아진 기업가치로 펀딩을 받아 대출을 상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각의 경우 불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그는 “자본시장법상 경영권을 담보로 한 대출은 안되고, 제 지분을 담보로 회사가 대출을 받은 형식”이라며 “근질권 설정은 되어있지만, 제 지분을 바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안된다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의장이 몇 몇 기자와 만나 의견을 전하는 사이, 솔본인베스트먼트의 매각 반대로 회사가 법정관리 쪽으로 기울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 의장은 법정관리에 대해서도 “(법정관리가 되면)저를 포함한 우호 주주단들을 액면가 500원에 내보내겠다고 통지를 한 상태라 주주들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호 주주들은 저한테 위임장도 써주고 같이 로펌을 알아보며 공동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 전했다. 법정관리는 회사 가치를 잃는 셈이라 주주들로서도 탐탁치 않은 선택이다. 다만 OK캐피탈의 경우 법정관리로 가더라도 유진 컨소시엄이 있는 이상 대출금 360억원은 상환받을 수 있다.

유 의장의 호소대로 대출금 연장으로 시간을 벌 지, 법정관리로 가게 될 지 여부는 오는 25일 이사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메쉬코리아는 한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으로 평가받는 비상장회사)으로도 꼽혔으나 종합 물류회사로의 스케일업을 추진하며 풀필먼트센터 등에 무리하게 투자하다 위기를 맞게 됐다. 이 같은 판단에 대해 유 의장은 “풀필먼트 센터를 열기 전에는 회사에 700억~800억원 상당의 유동성이 쌓여있어 무리없다고 생각했고, 오히려 벤처투자자들은 프론트까지 갖춰야 경쟁력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풀필먼트 투자 과정에서 손실이 많아졌지만, 데이터 혁신으로 물류 문제를 개선한 효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내년에는 회사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 강조했다.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