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기업 빌딩이 밀집한 모습 [헤럴드경제DB]
서울 도심 기업 빌딩이 밀집한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한국의 실질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높아 국내 기업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국내 기업에 부족한 자금이 47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의 금융비용 압박이 점차 커지고 있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7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최근 기업금융 현안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의 자금부족액 규모가 2021년 4분기 2조5000억원에서 2022년 1분기 27조8000억원, 2022년 2분기 46조9000억원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의 자금 부담을 키운 기준금리 인상 관련 국내 금리에 영향을 준 미국 금리와 비교했을 때, 명목 기준금리(12월 현재)의 경우 미국이 4.0%로 한국(3.25%)보다 높지만 실질 기준금리는 미국(-3.75%)보다 한국(-2.70%)이 높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실질 기준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금리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이 체감하는 금리는 미국 기업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맞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기업의 자금조달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경연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더라도, 기업의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고려해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연말에는 자금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회사채 시장 활성화와 기업금융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채권안정펀드, 회사채 매입 등 지원 규모를 추가적으로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규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기업의 자금 확보를 위한 기타 방안으로 법인세 인하,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인상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계는 6일 공동성명을 통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법인세율 인하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은, 기업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시급한 정책방안”이라며 “법인세를 낮추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촉진되고, 주주‧근로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 사회 구성원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업의 잉여소득을 간접적으로 확충함으로써, 현재의 극심한 자금사정 압박을 견딜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금융방어적 수단이 된다”며 “우리 기업들이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제전쟁에서 대등한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법인세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