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예산부수법안 입장차 명확

세법 개정, 9일 예산안 처리에 변수

종부세·금투세·법인세 담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부터)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7일 국회 의장실에서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회담을 마친 뒤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부터)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7일 국회 의장실에서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회담을 마친 뒤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여야가 정기국회 회기(9일) 내에 내년도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기 위해 막판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세출 예산안’보다 ‘세입 예산안’에서 여야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내년에 정부가 ‘어디에, 얼마나’ 돈을 쓸 지보다 정부가 내년에 ‘어디서, 어떻게’ 세금을 거둬들일 지가 예산 협상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예산 지출은 절충 중, 세입은 입장차 명확

국민의힘 주호영·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7일 오전부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회에서 만나 예산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전날까지 이뤄진 '3+3' 회동에서 여야는 대통령실·검찰·경찰·감사원 등 이른바 권력기관 예산 및 소형모듈원자로(SMR)·신재생에너지 등 일부 쟁점 예산은 상당 부분 의견에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원가주택 등 이른바 '윤석열표 예산'은 애초 민주당이 요구했던 전액 삭감 대신 5∼10%가량만 감액하고, 공공임대주택 등 '이재명표 예산'은 일정 부분 증액하는 방향으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및 대통령실 이전 예산 등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내년 지출 예산을 두고 여야가 쟁점 사업별로 절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된 일부 세법 개정을 두고서는 여전히 명확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합의한 데로 9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법인세 등에서 합의점을 도출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유력한 당권 주자인 유승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사실은 여야가 (예산안을 두고)대치하는게 대단한 이견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며 “대통령실이나 지역화폐 그리고 공공임대 등의 예산에서 이견이 있긴 하지만 세출보다는 세입, 세법이랑 관련 있는 세수 쪽에 (이견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종부세·금투세·법인세 협의 관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6일 오후 국회 예결위 소회의실에서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논의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철규 예결위 간사, 더불어민주당 박정 예결위 간사, 박홍근 원내대표, 김성환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6일 오후 국회 예결위 소회의실에서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논의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철규 예결위 간사, 더불어민주당 박정 예결위 간사, 박홍근 원내대표, 김성환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내년 세입과 연결된 세제 개편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종부세, 금투세, 법인세 개정안에 대해 민주당은 ‘부자 감세 반대’라는 당의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우선 종부세와 관련해 여야의 입장차가 분명한 지점은 ‘다주택자 중과제도’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은 1.2~6.0%다. 국민의힘은 정부안대로 1주택자와 다주택자 모두 단일 세율(0.5~2.7%)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주택자 중과제도를 폐지하고 단일세율 체계로 복원해 종부세의 보유세 기능을 정상화한다는 논리다. 다주택자의 투기적 수요는 주택가액을 합산해 적정 단일 누진세율로 중과하는 제도와 기본공제금액 차등 적용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반면 민주당은 1가구 3주택자 이상은 중과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1가구 3주택자 이상은 종부세를 누진과세하는 건 마땅하다”고 말했다.

내년 시행을 앞둔 금투세의 경우 여야는 도입 시기를 2년 유예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민주당은 유예 조건으로 주식 양도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정부안(100억원)보다 낮추고, 증권거래세를 0.15%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주주 기준을 정부안대로 100억원으로 상향하고 증권거래세는 2.0%까지만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종부세와 금투세에 대해서는 여야간 절충안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법인세 인하 여부를 놓고서는 여야가 타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는 정부의 법인세 개정안에 대한 민주당은 ‘대표적인 부자 감세’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법인세와 관련해 중재안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내년도 세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된 세법 개정안의 심의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예산부수법안의 처리가 늦어지면 예산 집행에도 차질을 빚는다. 정부가 새해부터 예산을 쓸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예산배정계획을 확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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