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하면 락업 해제”…투자금 못받을 수도
글로벌 회사·비상장 코인? ‘투자 조심’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해외에 있는 석유 관련 회사에서 운영하고 곧 거래소에 상장 예정.”
지난해 A씨는 해외의 한 석유회사가 운영한다는 한 가상화폐 회사에 신규 투자금 3000만원을 넣었다가 피해를 봤다고 한다. A씨는 해당 회사 한국지사장이라는 B 씨로부터 “상장하면 코인 가격이 크게 오를 텐데 당신한테는 ‘락업(매도 제한)’을 (투자한 금액의)30% 풀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락업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보유한 자산을 묶어두는 것으로 주식시장의 보호예수제도와 같다. 묶여있는 코인을 매도하면 큰 돈을 벌 거란 생각에 A씨는 투자를 했다. A 씨는 투자한 금액을 가상화폐로 돌려받기로 했다.
14일 A씨의 주장에 따르면 해당 회사는 코인을 거래소에 상장한 후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투자한 자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B 씨로부터 “2021년 6월 14일 투자자들의 모든 락업을 해제하겠다”는 확약서까지 받았다. 해당 코인은 2021년 10월 상장 폐지 됐다.
결국 A 씨와 이 회사와의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A씨를 비롯한 투자자 10명은 투자자를 모은 B 씨와 소속 회사 직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서울 강동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는 “현재까지 총 피해 금액은 4억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B 씨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해외에 있는 회사 임원들에게 약속 받은 것과 상황이 달라져서 투자금을 못 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B씨는 기자가 해외에 있는 회사명 및 운영 회사 사업자 번호를 달라고 요청하자 “기다려 달라”는 문자를 보낸 후 현재까지 답이 없다.
A씨 사례는 상장하면 ‘대박 코인’이 된다며 투자금을 모은 뒤, 돈을 돌려주지 않아 생기는 대표적인 가상화폐 분쟁 사례다. ‘대박 코인’을 만든다는 회사는 실제 상장이 되어도 “투자자들이 갑자기 코인을 팔면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명분으로 락업을 걸어 놓는다.
한편 최근 가상화폐 관련 범죄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가상자산 불법행위 피해금액은 지난해 3조 1282억원으로 2020년 2136억원에 비해 14배 넘게 늘었다. 검거인원도 2020년 대비 53.9% 늘어난 862명이었다. 특히 가상자산 유사수신 행위로 인한 2021년 피해액은 3조1282억원으로 전년 2136억원에 비해 15배가 늘어났다. 유사수신행위는 법령에 의한 인가·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아니하고 불특정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다.
가상화폐 전문가인 예자선 변호사는 “코인과 같은 경제사범을 전문적이고 신속하게 수사할 기관이 없고, 대부분 일선 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되다 보니 인력이 부족해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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