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 산적한 악재는 글로벌 미술 경매시장을 비켜간 것일까.
크리스티와 소더비, 필립스 등 글로벌 경매 3사가 모두 올해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다. 크리스티는 84억 달러(한화 약 11조원), 소더비는 80억 달러(10조4000억원), 필립스는 13억 달러(1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크리스티, 폴 앨런 경매로 재미=크리스티는 지난 11월에 개최한 폴 앨런 컬렉션 자선경매 덕에 사상 최대 연간 매출 기록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은 슈퍼 컬렉터로도 유명하다. 폴 앨런의 자선 경매 총액은 16억2000만 달러(2조1100억원). 단일 경매 사상 최대 규모였다.
크리스티의 올해 매출 84억 달러 중 경매가 72억 달러, 프라이빗 세일이 12억 달러를 차지했다. 특히 프라이빗 세일은 코로나19 판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49% 큰 규모로, 역대 3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카테고리 별로는 메인 섹터인 20세기·21세기 미술이 62억 달러로 많았고, 럭셔리 부문이 9억880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럭셔리 부문은 경매 입문 통로로 역할을 하며 전체 신규고객의 36%를 불러들였다. 고전 분야와 아시아 및 세계 미술은 각각 7억8900만 달러와 3억9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소더비, 자동차·부동산으로 영역 확장= 소더비도 올해 매출 80억 달러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73억 달러) 보다 9.6% 늘어난 수준이다. 미술품과 럭셔리는 64억 달러로 전년보다 7% 감소했지만, 최근 인수한 자동차 경매사인 RM소더비와 소더비 컨시어지 옥션에서 23억 달러를 벌어 들이면서 매출 규모가 커졌다.
미술 시장에서는 소더비의 올해 실적을 두고 논란이 많다. 미술품 경매 비중이 줄었는데 사상 최대 실적이라고 밝힌 것은 눈속임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수혜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변동성이 커진 미술 시장에만 매달리지 않고 매출을 다변화 한 것은 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적절한 조치였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소더비 매출을 끌어올린 주인공은 시장에 처음 소개된 1인 소유 컬렉션이었다. 데이비드 M 컬렉션을 비롯해 솔린저, 조셉 호퉁 컬렉션이 각각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또 2021년 말 선보인 초현대미술(1974년 이후 출생 예술가의 작품)만 다룬 ‘더 나우(The Now)’ 부문이 2억 4400만 달러를 기록해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했다.
▶필립스, MZ컬렉터 대거 유입=필립스 옥션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창립 이후 최초로 12억 달러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10% 가량 증가한 13억 달러를 기록했다. 필립스는 경매로만 10억 달러를 벌어 들였고, 프라이빗 세일에서는 2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필립스 실적에서 눈에 띄는 점은 구매자의 47%가 온라인 및 라이브 경매에 참여한 신규 고객이었다는 점이다. 특히 낙찰자의 3분의 1일이 밀레니얼 세대였다. 또 시계 경매 낙찰률은 100%, 높은 성장률을 보인 보석, 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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