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연애 땐 작가라길래 솔직히 돈을 못 버는 줄 알았는데, 어제 통장 오픈했는데 월 수입이 1800만원 이네요. 수입이 진짜 미쳤어요”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가 된 글이다. 많은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산 글쓴이 아내의 직업은 다름 아닌 웹소설 작가였다.
웹소설 시장이 어느 때보다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JTBC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도 원작은 웹소설에서 출발했다. 웹소설→웹툰→드라마로 이어지는 지적재산권(IP)의 정점에 웹소설이 자리잡으면서, 원천 콘텐츠로서 웹소설의 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추세다.
‘흥행 보증수표’…IP 활용 무궁무진
실제 웹소설 IP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 ‘재벌집 막내 아들’을 비롯해 ‘김비서가 왜 그럴까’, ‘법 대로 사랑하라’ 등의 인기 드라마는 웹소설이 원작이다. 웹소설 원작은 드라마의 ‘흥행보증 수표’다.
그동안 웹툰이 맡았던 원천 스토리의 자리는 웹소설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콘텐츠 시장 이용자 규모가 무려 4억명에 이르는 중국의 경우, 원천 콘텐츠 유형의 44%가 웹소설이다. 웹툰은 20%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기가 검증된 웹소설은 웹툰으로, 웹툰에서 드라마로 IP 확장이 무궁무진하다. 더 나아가 영화, 공연, 게임 등으로 까지 확장할 수 있는 IP의 정점에 웹소설이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원천 스토리의 자리가 웹툰에서 웹소설로 옮겨가고 있다”며 “웹소설의 웹툰화는 이제 하나의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 규모 6000억원, 억대 연봉 작가도
국내 시장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는 추세다. 콘진원에 따르면 2013년 100억원 규모였던 국내 웹소설 시장은 2018년 4000억원, 지난해 6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약 10년 새 60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작가의 몸 값도 억대다. 상위권 인기 작가의 원고료 기반 연봉은 1억~2억원대로 알려졌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웹툰이나 드라마로 IP가 활용될 경우엔, 수십, 수백억원대의 ‘잭팟’까지도 가능하다. 웹소설은 편당 5000자 수준으로 작성된다. 진입장벽도 낮다보니 직장인, 학생 등 ‘투잡’로 웹소설에 뛰어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웹소설 아카데미가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추세와 무관치 않다.
웹소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주요 콘텐츠 기업들도 웹소설 시장에 더욱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웹소설에 투자하는 게임업계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웹툰·웹소설 제작사 ‘스튜디오 그리고’를 설립했고 엔씨소프트도 웹툰·웹소설 플랫폼 버프툰을 통해 콘텐츠 IP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게임 ’러브인 로그인’을 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