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정부여당 공격하는 사람은 ‘보수 참칭’ 패널”
與, 방송사에 공문 “진보·보수 균형 아닌 여야 균형”
장성철 “정진석, 육모방망이 대신 공문 보내줘 감사”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방송사에 ‘자칭 보수패널 말고 진짜 보수패널을 출연시켜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논란이다. 공문에 특정인이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패널 구성 시 진보 보수의 균형이 아니라 여야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원천 차단하려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여당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일부 평론가들은 “사실상 블랙리스트”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수 참칭 패널’로 거론되는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26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오히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고맙다. 육모방망이로 두들겨 팬다고 이야기 안 하고 공문을 보낸 건 감사한 일”이라며 정 비대위원장을 비꼬았다. 육모방망이는 정 비대위원장이 과거 비판 발언에서 자주 쓰던 단어다. 그는 자유한국당 의원 시절인 2017년 “보수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 안 되는 사람들은 육모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빠개버려야 돼”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정 비대위원장은 지난 22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해 비아냥거리고 집권여당을 공격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수를 대변하는 방송 패널이냐”며 “세상에 별의별 보수가 다 있겠지만 이들은 보수 ‘참칭’ 패널, 자칭 보수 패널들”이라고 주장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시사보도 프로그램 패널을 공정하게 출연시켜달라는 내용의 공문 발송을 예고하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한 우리 당의 최소한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실제로 곧바로 각 방송사에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당 미디어국에서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패널의 명단을 분석했고 일부 방송사가 여당에 호의적이지 않은 패널만 출연시킨다고 결론지었다”며 “정 비대위원장이 불만을 강하게 토로했다더라. 최근 전당대회 룰 변경에 대한 일부 평론가들의 비판이 시발점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언론 압박’이라고 비춰질 수 있음에도 당이 행동에 나선 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신인규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 김용태 전 최고위원, 천하람 혁신위원 등이 자칭 보수 패널로 언급된다. 이들은 정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시대착오적’이라고 저격하며 ‘발언 수위를 조정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 대표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치적 자유에 있어 많은 위축을 느낀다”면서도 “공당에서 방송 패널에 대한 선정권을 휘두르려는 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실상 블랙리스트와 같은 효과를 주려는 거 같은데, 이건 범죄로 처단했던 경우들이 많지 않았냐. 심지어 자기 진영에 있는 사람에 대해 이런 식으로 비판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최근 여권에서 ‘역선택’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는데, 이제 패널에 대해서도 ‘역패널’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천 혁신위원은 “주변 PD들이 주의까지는 아니고 ‘걱정된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보수 패널이 당을 대표해 나가는 대변인이 아니다. 대통령을 옹호하느냐 아니냐를 가지고 보수와 진보를 나눌 수 없다. 우리는 각자 판단을 가지고 각자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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