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 삭제’박지원·서욱 기소하면서 서훈 결론 안내
검찰, “수사 의뢰, 잔여 고발 등과 함께 계속 수사”
사건 발생 당시 안보실 중심 사건 은폐·왜곡 판단
文 전 대통령까지 확대 안할 듯…그동안 조사 없어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첩보 삭제 혐의와 관련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3명을 재판에 넘기면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은 추가 기소하지 않았다. 감사원 수사 의뢰, 잔여 고발 사건 등과 함께 수사를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서 전 실장을 사건 발생 당시 은폐·왜곡 최고 책임자로 규정한 수사 결론은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서 전 실장의 첩보 삭제 혐의와 관련해 나머지 의혹과 함께 계속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9일 서 전 실장을 구속 기소하긴 했지만, 당시 검찰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에 대한 피격 사실 은폐와 허위 자료 배포 관련 혐의 부분만 재판에 넘기고 첩보 삭제 관련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서 전 실장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는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검찰은 전날 박 전 원장, 서욱 전 국방부장관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이들이 서 전 실장의 보안유지 지시에 동조해 관련 첩보 등을 삭제했다는 내용을 공소장에 담았다. 서 전 실장을 첩보 삭제 지시 윗선으로 본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검찰은 2020년 9월 사건 발생 당시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여러 국가기관들이 이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사실 알고 있으면서 아무런 구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또 이씨가 북한에 의해 피격 사망한 후 국민을 구조하지 않았다는 비난과 함께 남북관계 악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서 전 실장 등이 보안유지라는 미명으로 진상 은폐 필요성에 따라 이씨가 자진월북 하다가 피격 사망한 것으로 몰아갔다고 판단했다. 이씨 사망 이튿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 서 전 실장 주재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이씨에 대해 자진 월북으로 결론내고 국정원과 국방부 등에 이와 배치되는 첩보 삭제 지시가 있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전날 서 전 실장을 기소하지 않으면서 검찰이 수사 여지를 남겨뒀지만 향후 수사에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수사가 확대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해선 서면조사도 없었는데, 검찰은 현재까지 수사 상황으로 봤을 때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정도로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사실상 줄곧 ‘최고 책임자’ 내지 ‘최고 결정권자’로 지목해 온 서 전 실장에 대한 추가 혐의 판단으로 사건이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검찰은 전날 박 전 원장과 노모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에게 국가정보원법 위반,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원장 등은 이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이튿날인 2020년 9월 23일 국가정보원 직원들로 하여금 이씨의 피격, 소각 등과 관련된 여러 첩보 및 보고서를 삭제하게 해 의무없는 일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서 전 장관에 대해선 직권남용,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서 전 장관은 2020년 9월 23일 관련자들로 하여금 서 전 실장의 보안유지 지시를 이행하게 하고, 이씨의 피격 및 소각 등과 관련된 여러 첩보 등을 삭제하게 해 의무없는 일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또 그 다음날 이씨가 자진월북한 것이라는 취지로 관련자들로 하여금 허위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거나 허위 발표자료 등을 작성해 배부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수사 결과 이씨가 자진월북한 것으로 보긴 어렵고, 실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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