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작년 12월31일 89명 사망 보복 차원 공격

우크라, 학교 등 건물만 파괴…부상자도 없어

로이터, CNN 등 현장 기자도 “영안실 잠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한 주민이 나무 창틀을 잘라내 땔감으로 만들고 있다. [AFP]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한 주민이 나무 창틀을 잘라내 땔감으로 만들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러시아가 새해 전야에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있던 자국군 임시 숙소가 폭파돼 수십명이 숨진 사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8일(현지시간) 미사일 공습을 벌였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번 공습으로 우크라이나군 600명을 사망하게 했다고 주장했지만, 건물 일부가 파손됐을 뿐 사상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현지 관계자의 반론이 나오는 등 피해 규모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AP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8일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임시 기지로 쓰는 도네츠크주 북부 크라마토르스크의 건물 2개동에 로켓 공격을 벌여 60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군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습이 신년 벽두 마키이우카 포격 사건에 대한 보복 작전의 일부라고 했다. 작년 12월 31일 러시아군의 임시 숙소였던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 건물에 포탄이 떨어져 러시아군 89명이 사망한 것을 지칭한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습은 표적이 된 건물이 우크라이나 군대의 임시 숙소라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토대로 이뤄진 것”이라며 “건물 1개 동에는 60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군이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단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군에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과 서방 언론은 사망자는 불구하고 부상자조차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부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인 세르히 체레바티는 AP통신에 러시아군의 크라마토르스크 공습이 민간 인프라만 손상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네츠크 지방 행정부는 러시아 미사일 7발이 크라마토르스크를 타격했고 2발이 코스티안티니프카를 추가로 타격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크라마토르스크에서는 교육기관과 산업시설, 차고지가 피해를 입었고 코스탄티니프카에서는 공업지대가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올렉산드르 혼차렌코 크라마토스크 시장은 밤새 학교 건물 2채와 아파트 8채가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사상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혼차렌코 시장이 올린 사진에는 러시아가 주장하는 규모의 공격이었거나, 공격을 받은 건물 안에 있었던 사람이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야간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가 성명을 발표해가며 전선 상황에 관심을 끌어도 세계는 거짓말이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군 임시 숙소로 지목한 건물 2개 동을 직접 찾아가 봤지만, 창문 일부가 깨지고 건물 주변에 포격으로 인한 웅덩이가 생겼을 뿐 사상자가 나온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600명에 달하는 엄청난 사망자 수는 러시아 내 분노와 비판을 가라앉히기 위한 선전용일 수 있다고 했다.

현장에 있던 CNN 기자도 이 지역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어떤 징후도 보지 못했다면서 크라마토르스크와 인근 영안실 등 특이 동향은 없다고 보고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 7일 정교회의 크리스마스 축하 행사에 맞춰 36시간 동안 휴전을 선언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당시 그 중단을 책략이라고 비난했는데 실제로 “성탄절만큼은 전쟁을 멈추겠다”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약속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th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