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호 리코 대표 [리코]
김근호 리코 대표 [리코]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그의 꿈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산업공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주식 옵션 트레이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막대한 부를 축적한 동료들도 많았다.

하지만 2007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 금융 위기를 거치며 난다 긴다 하는 트레이더들도 빚쟁이가 되어 길바닥에 나앉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로 인해 가치관을 재정립하게 된 그는 2011년 군 입대를 위해 한국에 귀국했다.

그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특례를 받아 여러 업체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우연한 계기로 인연이 닿아 폐기물 회사에서 일하게 됐고, 급성장하는 폐기물 시장에서 기회를 봤다. 전 세계 폐기물 시장은 1200조, 그 중 국내 폐기물 시장은 25조원 규모로 추산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다.

그는 기업의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8년 폐기물 스타트업 ‘리코’를 창업한 김근호 대표(41)의 얘기다. 김 대표는 폐기물 통합 서비스 플랫폼 ‘업박스(UpBox)’를 통해 리코의 가파른 성장을 이뤄내며 연이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화제가 됐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리코는 145억원 규모의 시리즈B 브릿지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기존 투자자인 GS·인비저닝파트너스가 후속투자에 참여했고, CAC파트너스와 IBK기업은행이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다. 이로써 리코의 누적 투자 유치금액은 300억원을 넘어섰다.

리코의 직원들이 업박스를 통해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리코]
리코의 직원들이 업박스를 통해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리코]

김 대표는 음식물 쓰레기 관리로 사업을 시작했다. 음식물 쓰레기는 현행법상 100% 재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다루기 어려운 폐기물로 꼽힌다. 악취가 심하고 미관상 좋지 않아 수거·운반하는 업체가 적은 것도 특징이다. 그는 2019년 첫 수주를 따낸 후 매일 10톤(t)에 이르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그는 곧 사업장 폐기물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20년 3월 시장에 본격적으로 폐기물 플랫폼 업박스를 선보였다. 업박스는 사업장의 배출 환경 조성부터 운반, 데이터 관리까지 폐기물 처리 과정 전반을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는 플랫폼이다. 현재 업박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은 3000여개다.

업박스는 폐기물 수집·운반·처리 전 과정을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관리한다는 점에서 기존 시스템과 차별화된다. 고객은 폐기물 배출량과 재활용량, 환경 영향, 쓰레기 처리 비용 등을 업박스 클라우드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주요 대기업들과 투자사들이 업박스가 폐기물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주목한 이유다.

김 대표는 이번 투자금을 업박스 서비스 고도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객 전용 소프트웨어였던 업박스 클라우드를 배출자·운반자·처리자 등 폐기물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순환자원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서비스 론칭 3년 만에 단일 폐기물 브랜드로는 최대 규모인 3000개의 기업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순환 경제 사회로의 전환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