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은 손실보전해주고 60~90% 회복
한국 정부 팔짱 끼고 방치, 회복률 18%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지난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광인 신년인사회에는 이 자리의 주인공이 돼야 할 여행사, 호텔 종사자 등 관광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참석했던 업계의 핵심 인사들도 신년 맞이 떡을 자르는 세레모니 직후 대부분 자리를 떴다. 붕괴된 관광 인프라의 재건보다는 K-관광 부흥과 같은 ‘말의 성찬’만 되풀이하는 정부의 태도에 단단히 화가 났기 때문이다.
“2027년 외래관광객 3000만명 달성”
정부가 관광 한국을 목표로 최근 공개한 K-관광의 ‘3C 전략’을 두고 현실성 없는 ‘봉이 김선달’식 목표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나 관광산업 지원 등은 보이지 않고, 허무맹랑한 말장난만 나열했다는 비판이다.
4년래 해외관광객 3000만명?…어불성설
K-관광 진흥을 위한 정부의 목표치를 두고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는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관광) 관광의 실핏줄과 같은 중소·영세업체들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기조에서도 인바운드 관광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인바운드 방한객은 코로나 직전인 2019년 175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0년 251만명, 2021명 96만명 등으로 수직 급강하했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지난 2022년 319만명으로 다소 회복되긴 했지만, 코로나 직전 대비 회복률은 18%에 불과했다.
물론 포스트 코로나 기조가 확산되면 코로나 이전과 같은 회복률을 보일 수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상황이 낙관적으로 진행된다 해도 4년 내 3000만명 관광객 유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코로나 이전 5년(2014~2019년) 간 외래 관광객 수 증가율은 23.2%였다. 보건 변수, 국제정치 변수 등으로 인해 연 평균 4%대 성장에 그친 것. 인바운스 관광객이 코로나 이전으로 정상화된다고 한들 오는 2027년에 기대할 수 있는 관광객 수는 목표의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데 그칠 수 있다.
정부의 관광객 유치 목표가 평균 성장률의 10배 이상이 돼야 달성이 가능하다 보니 ‘봉이 김선달 만큼 센 뻥튀기’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나올 만큼 비판이 거센 상태다. 특히나 외래 관광객의 여행을 책임지는 중소형 여행사들이 정부의 지원 부재 속에 대거 붕괴되는 등 인프라마저 약화된 만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아웃바운드 회복은 상대적으로 나아
내국인이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여행은 그나마 회복 속도가 나은 편이다.
아웃바운드 여행객은 코로나 직전인 2017년 2871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1년에 122만명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그나마 655만명으로 회복되면서 22.8%의 회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인바운스 회복률(18%)에 비해선 나은 편이지만, 정부로부터 손실 보상을 받은 유럽과 동남아 국가들의 관광 회복률이 60~90%임을 고려하면 이 역시 더딘 편이다.
다만 아웃바운드 회복세는 갈 수록 빨라지는 추세다. 지난해 전체 평균으로 보면 관광 회복률이 20%대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12월에는 59.4%를 기록했다.
아웃바운드 여행의 회복은 갈수록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아웃바운드 여행객은 맷집을 발휘할 여력이 있는 관광 분야 대기업들이 주로 관여하기 때문이다. 물론 관광 대기업 톱 10 중 문을 닫거나 부도 위기에 처한 곳도 있다.
이처럼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의 불균형은 여행 업계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많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정부가 업계 회생을 위한 지원을 외면하고 있다가 팬데믹에서 벗어나니 국내 관광 인프라에 대한 고려 없이 ‘3000만 슬로건’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선 관광업계에 대해 영업 손실의 50~100%를 보상해줬지만, 우리 정부는 경영 보전과 관련해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방한객의 55%가 한류에 직·간적접인 영향을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업계에서는 이미 한류와 관광 사업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며 “갑자기 한류와 관광의 접목이 신기원인 양 떠들며 ‘3000만 청사진’을 거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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