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상장 후 주가 9000원→ 1285원까지 폭락
3년간 157개 계좌 동원해 주가조작 100억대 차익
검 “권오수, 50억 투자유치금 회수 위해 범행”
투자자문사·증권사 임직원 등 공범 8명
‘전주’ 의혹 김건희 특검 여부도 영향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조작해 100억원대 차익을 거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조병구)는 10일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권 전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권 전 회장은 2008년 말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BMW공식딜러사 도이치모터스를 코스닥 시장에 우회 상장한 뒤,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공범 8명과 함께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91명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가장·통정매매(서로 짜고 주식을 매매) 522회, 고가매수·허위매수·시종가관여 7282회 등을 통해 시세를 조정했다. 2000원대 후반의 주가를 8000원대까지 올려 106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검찰은 권 전 회장이 우회상장 과정에서 5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나, 2009년 1월 30일 시초가 9000원으로 시작한 주가가 그해 12월 11일 1825원까지 폭락하자 투자자들에게 압박을 받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반면 권 전 회장은 자신이 주식을 되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시세차익을 얻은 뒤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하는 통상적인 시세조종이 아니라며 범행 동기를 부인했다.
권 전 회장은 “오랜 기간 사업하며 알게 된 지인에 경영자로서 도이치모터스의 성장 가능성을 알렸고 지인들을 연결해줬지만 화근이 돼 주가조작 범죄에 휘말렸다”며 결백을 호소했다. 권 전 회장 변호인은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유지해온 권 전 회장은 주식을 단 한 개도 처분하지 않고, 누구에게 주식 매수에 따른 이익배분·손실보장을 약속한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과정에서 공소시효가 쟁점으로 꼽혔다. 검찰은 범죄 기간을 2009년 12월 23일부터 2012년 12월7일로 적시했다. 이 기간 동안 5단계 시세조종 행위를 모두 ‘하나의 범죄’로 규정했다. 반면 권 전 회장 측은 시세조종 행위가 있더라도 단계별로 각각 따져야 한다고 맞섰다. ‘자본시장법’상 이 사건 공소시효는 10년이다. 검찰 해석대로 3년간의 범죄를 하나로 보면 공소시효는 마지막 범행이 끝난 시점(2012년 12월 7일)이다. 그러나 권 전 회장 주장대로라면 ▷1단계(2009년 12월~2010년 9월) ▷2단계(2010년 9월~2011년 4월) ▷3단계(2011년 4~10월) 범행은 공소시효가 끝나 죄를 묻지 못한다.
선고 결과는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여사 수사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돈을 대는 이른바 ‘전주’ 의혹을 사고 있다. 권 전 회장이 주가조작 선수들에게 주식조종을 위해 대규모 현금과 주식, 계좌를 넘겼는데 여기에 김 여사의 계좌도 포함됐다. 김 여사는 2009년~ 2017년까지 도이치모터스 계열사 증권을 사는 등 권 전 회장과 거래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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