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졸업 1년 만에 영업익 1조
위기속 박 회장 신사업 투자 주효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임직원 희생에 보답하겠다.”(2020년 6월 당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2020년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두산그룹이 박 회장의 약속대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2월 27일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벗어난 지 1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채권단 관리 당시 핵심 계열사 및 자산을 매각했음에도 거둔 성과이다. 박 회장이 신사업 투자를 주도함과 동시에 현장 경영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두산은 조 단위가 넘는 투자를 통해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10일 ㈜두산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은 1조12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5% 성장했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2% 상승한 17조538억원이다.
그룹 매출, 영업이익 모두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던 2020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2019년 당시 ㈜두산의 연결기준 매출, 영업이익은 각각 18조416억원, 1조2286억원이다.
좋은 실적의 1등 공신은 단연 두산밥캣이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최대실적(매출 8조6219억원, 영업이익 1조716억원)을 달성했다. 농업·조경 장비(GME)가 북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데 따른 결과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1073억원을 기록했다. 수주한 대형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두산의 신사업 자회사(두산로보틱스, 두산로지스틱솔루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는 사업 영역 다변화를 통해 전년 대비 17.2%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이는 가장 이른 기간(23개월)에 채권단 관리 졸업에 성공했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적지 않은 출혈에도 거둔 성과다. 두산은 3조원이라는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했다. 그룹 상징이라 여겨졌던 두산타워도 팔았다.
박 회장의 적극적인 경영이 두산의 반등을 이끌었다. 박 회장은 작년 4월 국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1위 기업인 테스나(현 두산테스나)를 인수했다. 채권단 관리를 졸업한 지 약 2달 만에 이뤄진 투자이다. 인수에 투자한 금액만 4600억원이다.
주요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에게 성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6월 두산테스나 사업장에 방문해 “두산테스나가 5년 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5’로 성장하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본사를 방문해 원자력 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그는 “해외 곳곳에서 한국의 원자력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자부심을 갖고 좋은 제품으로 고객 눈높이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두산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신사업 키우기에 집중한다. 두산이 꼽은 미래먹거리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터빈, 수소터빈, 수소연료전지 등이다. 신사업 성장을 위해 두산은 5조원을 투자한다.
최근 원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SMR 시장 성장 가능성은 커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은 2035년 63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하반기 중 SMR 제품 제작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 사업 확대에도 발 벗고 나선다. 두산퓨얼셀은 9일 남호주 주정부, ㈜두산 자회사인 하이엑시엄과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두산퓨얼셀은 수소 수출 관련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한영대 기자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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