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후보 불리해졌다” 목소리

친명 강경 후보 내세울 가능성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확인되며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 간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번진 가운데, ‘전면전’ 확전을 극히 경계했던 비명계가 구도상 다소 불리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열을 재정비한 친명계가 색이 선명한 후보를 내세워 비명 집중포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2일 민주당 안팎에 따르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가 초래한 당 혼란 이면에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앞둔 치열한 계파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친명 쏠림’ 지도부가 구성된 지난해 전당대회 이후부터 비명계에서는 내년 총선을 지휘할 원내사령탑인 차기 원내대표에 반드시 비명계가 선출돼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물밑 작업을 해 왔다.

실제로 원내대표는 공천에 영향력이 있는 최고위원회 당연직 구성원으로, 비명계에겐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공천 작업에서 이들 몫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전제조건으로 꼽힌다.

이에 원내대표 후보군에는 비명계 의원이 다수 거론되곤 했다. 3선의 박광온·전해철·이원욱 의원과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거세게 맞붙었던 김민석 의원 등이다. 이들 사이에선 선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단일 후보로 정리하는 물밑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반면 친문(친문재인)이자 친낙(친이낙연)계로 분류되던 3선 홍익표 의원은 최근 ‘범명(범이재명)’계로 불리며 친명계 지지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계파색이 적은 4선의 안규백 의원, 재선의 김두관 의원도 원내대표 후보군에 포함된다.

다만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당내 기류가 ‘계파 전면전’으로 급격히 쏠린 것이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하던 비명계 큰 고민거리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한 재선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비명 색깔이 확실한 후보들이 크게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면서 “현재까지 기류상 계파 확장성이 이번 원내대표 선거 관건이었다고 보는데, 비명계가 이번에 표결에서 제대로 세를 보여준 상황에서 친명 뿐 아니라 중립 지대에 있는 의원들도 총선을 앞두고 분열상을 드러내는 원내대표 후보에 표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표결에서 비명계 세를 보여주긴 했지만 ‘최소 31표’에 머문 것 또한 당내 주류 목소리로 반전시키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시각이다.

친명계는 ‘이 대표 체제’를 안정시키는 데 전력을 다할 후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은 홍익표 의원이 지지를 얻고 있는 가운데 더욱 중량감 있고 친명 색채가 강한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사태가 중차대해진 만큼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 또는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조정식 의원 등 차출론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