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선관위 진상조사 결정, “조사 시점은 아직 미정”
안철수 측 “당원명부 유출은 불법…전대 전 조사 결과 나와야”
경기 시당협, 당원에게 “김기현 선택해달라” 문자 발송해 논란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책임당원 명부 일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진상조사에 착수한다. 해당 명부는 ‘김기현 당대표 후보에게 투표해달라’는 문자를 보내는 데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관위는 진상조사 시기와 전당대회는 관련 없다는 입장이라 안철수 후보 측의 반발이 예고된다.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2일 안철수 후보 캠프 측은 당 선관위에 공문을 보내 “당원명부 유출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와 관계법령에 따른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국민의힘 시당협 당원들에게 최근 ‘윤석열 정부 성공과 총선승리, 정권 재창출을 위해 김기현을 선택해달라’는 내용의 문자가 전달됐다. 문자는 해당 당협에서 기획국장을 맡은 당원 명의로 보내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온라인 입당 후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아 공식 당원명부가 아니면 연락처를 알기 어려운 당원들도 문자 수신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당원명부가 불법적으로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안철수 후보 캠프 측은 공문에서 “당원명부가 불법적으로 유출되고 특정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선거에 이용되는 경우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크다”며 “해당 명부는 김 후보에 대한 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는 선관위에 전당대회 이전에 사실관계가 파악되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명부가 김 후보에게 유리하게 쓰인 만큼,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 결론을 내야 안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다.
당 선관위 클린경선소위원회는 공문 내용에 대해 이날 오전 회의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원은 통화에서 “해당 의혹이 문제가 있다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했고, 이에 따라 진상조사에 착수하기로 결론 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당원명부의 유출 경위 파악을 위한 책임자 조사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선관위원은 진상조사 시기에 대해 “전당대회와 진상조사 시기는 별 상관 없지 않느냐”며 “전당대회 이후에라도 진상조사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선관위가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만큼 진상조사는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1년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됐던 전당대회에서도 이 전 대표는 “특정 캠프에서 당원 명부가 유출돼 ‘이준석 비방’ 문자를 보내는 데 사용된 정황이 있다”며 당 선관위에 수사 의뢰를 요청했지만, 당시 선관위도 정식 수사를 요청하지 않은 채 수사 종료됐다.
당시 선관위는 해당 명부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성명과 전화번호 대신 성별과 안심번호 등만 실려 있어 유출하더라도 정당법이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유례 없는 전대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선관위의 정무적 판단이 작용됐다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안 후보 측은 즉각 반발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전당대회 결과에 영향을 주는 행위인데, 전당대회 투표 전에 진상조사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관계자는 “시기가 상관없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진정으로 가슴에 손을 얹고 그동안 당 선관위가 공정하게 전당대회에 임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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