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테슬라와 3.8조 계약

초대형 컨선·방산 수출 잇단 결실

전투기 핵심 AESA레이더 개발도

(왼쪽부터)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굴절식 덤프트럭, 현대미포조선의 메탄올 추진 석유화학운반선, KAI의 한국형 경전투기 FA-50.
(왼쪽부터)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굴절식 덤프트럭, 현대미포조선의 메탄올 추진 석유화학운반선, KAI의 한국형 경전투기 FA-50.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병목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굵직한 성과를 꾸준히 달성하며 ‘K-산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처럼 고군분투하는 기업들을 측면 지원하기 위한 장단기 규제개혁과 투자 활성화 대책 등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입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4일 헤럴드경제가 한국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신규 수주와 기술 개발 상황을 분석한 결과 산업계에서 크게 주목할만한 결실 중 우선 ‘조단위’가 넘는 대형 공급 계약이 눈에 띈다. 배터리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L&F)는 지난달 미국 테슬라와 3조8347억원의 대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양극재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필수 소재로,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배터리 성능이 향상된다.

한국조선해양도 지난달 1일 유럽 소재 선사와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해 2조5264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일 계약 기준으로 국내 조선업 사상 역대 최대 규모 수주다. 글로벌 탄소 규제로 노후선 교체 발주 주문이 밀려들면서 대규모 계약이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한국항공우주(KAI)는 지난달 말레이시아에 FA-50 18대를 약 1조2000억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동남아시아 방산 시장에서 이뤄진 단일 수출 가운데 최대 규모로, 18대를 추가 공급하는 2차 계약도 예정돼 있다. SK넥실리스는 오는 2024년부터 5년간 이차전지용 동박을 스웨덴 노스볼트에 공급하는 최대 1조4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대우건설은 리비아 멜리타 및 미수라타 지역에 가스화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7억9000만 달러(약 1조원) 규모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 기업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수주하면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평가다.

암바렐라는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고성능 저전력 첨단 반도체를 개발하는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로, 삼성전자의 5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해 AI 성능이 전작 대비 20배 가량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CAGR) 13.4%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술 분야에서는 ‘K-방산’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5일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초음속 전투기 KF-21에 국내 최초로 개발한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탑재하고 1시간 24분 동안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AESA레이더는 현대 공중전에서 전투기의 생존 및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최첨단 레이더로, 공중과 지상 표적에 대한 탐지·추적 및 영상 형성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미래 전투기의 핵심 장비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불법 드론을 탐지·추적해 그물로 포획하는 ‘안티드론’ 시스템 시연에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자체 기술로 개발한 ‘머리 회전 방지 에어백’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신규 충돌 안전 테스트 가운데 ‘머리 회전 상해(BRIC)’ 부문에서 만점을 받었다.

그밖에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유럽 노르웨이 공장에서만 굴절식 덤프트럭(ADT) 제품 1만대를 생산하는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ADT는 광산과 채석장 등 험지에서 주로 쓰인다. 핵심 자원을 둘러싼 주요 국가들의 쟁탈전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대근·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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