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의서 국가 경호대 창설 승인…벤 그비르 장관 통솔

예산 마련 위해 전 부처서 3645억원 재할당

경찰·정보부 등 반발…야권 “극단주의적 환상 조장”

벤 그비르(가운데)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로이터]
벤 그비르(가운데)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이스라엘 각료회의가 극우성향 정치인 이타바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요구한 국가 경호대 설립안을 승인했다. 야권 뿐 아니라 내각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주재로 열린 주례 각료회의에서 벤-그비르 장관이 제안한 경호대 설립 제안을 두고 격론을 벌인 후 투표를 통해 승인 결정이 났다.

앞서 벤-그비르 장관은 민족주의자 범죄 및 테러 대응, 필요한 지역에서의 통치권 강화를 위해 2000명가량의 군 복무 대상자로 경호대를 설립하고 경호대 지휘권은 자신이 행사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총리실, 국방부, 법무부, 재무부, 경찰과 군이 참여하는 설립 위원회를 꾸려 경호대의 활동 범위와 지휘 체계, 관련 예산 등을 확정하면 벤-벤-그비르 장관이 위원회의 결정 사항을 토대로 경호대 설립을 위한 입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가 경호대 창설은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사법부 개편안을 보류한 대신 벤-그비르 장관에게 제공하는 ‘정치적 선물’ 성격을 지닌다.

문제는 국가 경호대가 경찰과 국경 경찰 등 이미 기존 조직과 기능이 겹치는 데다 벤-그비르 장관이 직접 통제한다는 점이다. 경호대가 정착민 출신의 벤-그비르 장관의 사병(私兵) 조직처럼 움직이며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정착촌 운동가들을 지원하거나,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을 탄압하는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길라 가밀리엘 정보부 장관은 벤-그비르 장관이 다른 부처의 예산 상 희생을 유발하면서까지 경호대 설립을 강행한다며 비판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다 갈리 바하라브-미아라 검찰총장도 경호대 설립에 심대한 법적인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벤-그비르 장관이 관할하는 경찰의 수장인 코비 샤브타이 이스라엘 경찰청장은 경호대 설립에 큰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 시스템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의견서를 벤-그비르 장관에게 보냈다.

그 밖에도 국내 정보기관인 신베트 국장도 2개의 경찰 조직이 존재할 수 없다면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내 기존 보안 조직들이 국가 경호대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국가 경호대 창설을 위해 기존 조직들의 예산이 깎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정부 전체 부처를 통틀어 10억셰켈(3645억원)의 예산을 재할당할 계획이다. 이중 국방부에서만 약 8500만달러(1115억원)이 삭감된다.

야당에서는 즉각 비난이 쏟아졌다. 야당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는 성명을 통해 “틱톡 광대(벤-그비르 장관)을 위한 사설 깡패 군대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보건, 교육, 보안 예산이 삭감될 것”이라며 “이 정부는 민주주의를 짓밟고 망상에 빠진 사람들의 극단주의적 환상을 조장하는 데만 바쁘다”고 비판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