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우리 동네 보건소장은 의사일까.”
국민 의료 일선에 있는 보건소, 그리고 그 보건소를 이끄는 보건소장은 통상 의사 출신, 적어도 의료 전문지식을 갖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전국 보건소 중 의사가 보건소장인 곳은 10곳 중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행정 업무를 담당하던 공무원이 보건소장을 맡은 곳도 40곳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학 관련 지식은 전무한 보건소장인 셈이다.
이유는 보건소장을 맡을 의료인인 부족한 탓이다. 그러다보니 행정 공무원까지 보건소장을 맡게 되는 현실이다. 아예 보건소장의 임용 범위를 의사에서 간호사나 치과의사, 한의사 등까지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국 258개 보건소 중 의사가 보건소장인 곳은 106곳(41.1%, 2021년 기준)에 불과했다. 문제는 나머지 지역의 보건소장인데, 그 중 41곳은 일반 행정공무원이 보건소장을 맡고 있다.
즉, 행정 공무원이 보건소장으로 코로나 시기 감염병 대응이나 대규모 재난의 응급의료지휘 등을 맡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게 최근 상황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지난 10년 간에도 전국 보건소장 중 의사 출신은 40%대에 그쳤다. 2017년(42.5%), 2018년(38.9%), 2019년(40.6%), 2020년(41.4%), 2021년(41.1%) 등이다.
심지어 의사 지원자가 있었음에도 공무원을 보건소장으로 임명한 사례도 나왔다. 최근 대구시의사회는 “지역보건법은 보건소장으로 의사를 우선 임명하도록 명시돼 있으나 지원했던 의사를 배제한 채 하위 시행령 예외 조항을 근거로 공무원을 임용했다”고 반발했다.
행정 공무원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하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현행법 시행령은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 중 보건소장을 임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단서 조항이 있다. 이 조항엔 “보건·식품위생·의료기술·의무·약무·간호·보건진료 등 직렬의 공무원을 보건소장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했다. 보건이나 식품위생 관련 공무원도 있지만, 이들 외에 ‘등’이란 조건을 달았기 때문에, 일반 행정 공무원도 보건소장이 되고 있다.
국회에선 아예 지역보건법을 개정, 자격 요건을 의사 외에 한의사, 간호사, 약사 등으로 넓혀 공무원이 보건소장이 되는 사례를 최소화하자는 대안이 거론된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지역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서 의원실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의사로 전부 채울 수가 없는 만큼, 의료 관련 지식이 더 있는 간호사 등도 보건소장으로 임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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