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월세 확정일자 부여건수 살펴보니
지난달 수도권 전월세 모두 감소
2030세대는 매매 찾아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지난달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18개월 만에 최저를 달성하고, 감액 갱신 계약을 체결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자 확정일자를 부여받은 전월세 건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대한민국 법원 등기정보광장에서 확정일자 부여받은 전월세 기록을 살펴보면, 지난달 수도권 전월세 확정일자 건수는 모두 떨어졌다. 확정일자는 세입자가 대항력을 가지기 위한 필수 계약 요건 중 하나로 거래 추이를 가늠할 수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은 등기소와 주민센터에서 부여한 확정일자를 대상으로 한다.
서울의 경우 4월 확정일자 부여받은 전세 건수는 2만5301건으로 3월 3만2012건보다 줄었다. 월세 건수는 4만125건에서 2만9062건으로 쪼그라들었다.
3월이 이사철임을 감안한다고 해도, 1년 전 같은 기간 확정일자 건수와 비교되는 모습이다. 당시 전세가 3만6378건에서 3만6711건으로 오히려 늘었고, 월세는 4만532건에서 3만8768건으로 1000건 가량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올해 감소폭은 눈에 띈다.
인천과 경기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인천 전월세 확정일자 부여 건수는 3월 전세 6570건에서 5334건으로 월세는 6449건에서 4638건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역시 전세 3만3434건에서 2만6819건으로, 월세는 3만3191건에서 2만8019건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인천, 경기도 전월세 확정일자 건수가 모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수치는 수도권 전월세 계약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건수는 2021년 10월이래 가장 낮은 1만8260건으로 2월(2만7365건)과 3월(2만4261건)보다 30% 이상 줄었다. 최근 경기도 전셋집을 감액 갱신 계약한 한 집주인은 “보증금 전부를 돌려주기 여의치 않아 1억원을 감액해 갱신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매매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한 30대 직장인은 “10년 넘게 전·월셋집을 구해 생활했는데, 최근 사기 사건 등을 보면서 보증금을 못받을까 걱정하느니 집을 매수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고 말했다.
특히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됐던 20~30대는 아파트를 적극 매수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20대 이하·30대의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매월 늘어나 1월 5326건, 2월 1만14건, 3월 1만2226건으로 각각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로 범위를 좁히면 올 1분기 서울 아파트 거래 6681건 가운데 약 35%인 2313건이 30대 이하가 체결한 계약으로 집계됐다. 이 또한 1월 358건(30.8%), 2월 794건(34.7%), 3월 1161건(35.8%)로 확대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