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유적 양국 공동발굴
한국문화재재단, 공적원조의 일환
中 장안은 실크로드 지류..한국이 종점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경주 계림로 14호 고분에서 출토된 장식 보검(보물)은 사산조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에서 함께 쓰이던 것이다. 여기서 사산조 페르시아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주 아프로시압 유적의 한국인 사신단 그림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곳이다.
또 경주 대릉원에서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고대 인면유리구슬과 함께 발굴된, 커트글라스(cut glass:무늬를 새겨넣은 유리잔) 역시, 로마 것에서 발전된 사산조 페르시아 계통이라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의 아프로시압 유적은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잘 알려진 고대 도시유적으로, 1965년에 발굴된 왕궁 벽화에 한반도에서 온 사신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다양한 사절단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 동서양의 교류사 연구에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프로시압 유적에서 북동쪽으로 불과 2.5㎞ 떨어진 크즈라르테파는 우즈베키스탄 중동부 사마르칸트 주(州)에 위치한 유적으로, 유적의 형태와 규모, 위치 등을 고려해보았을 때 아프로시압 유적과 연계된 부속 도시의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의 숨결도 느껴지는 이곳을 한국-우즈베키스탄이 공동으로 발굴한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고고학연구소와 함께 크즈라르테파 발굴을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크즈라르테파(Qizilar Tepa) 유적 발굴조사는 우즈베키스탄 문화유산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인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권 문화관광자원 개발 역량강화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다. 이 사업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추진되는 사업으로 사업예산은 총 44억원 규모이다.
발굴의 시작을 알리는 개토식에는 무민혼 사이도프(Saidov Muminkhon) 사마르칸트 고고학연구소장, 사마리딘 무스타포쿠로프(Samarridin Mustafokulov) 아프로시압 박물관장 등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지역 원로와 주민들이 참석하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공동 발굴조사의 안전을 기원하고 시작을 기념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우리말과 어순이 같고, 생김새도 비슷하며, 국내에서 활약중인 우즈베키스탄 출신 방송인 구잘 등에 따르면 여러 문화가 우리와 유사하다. 인근 카자흐스탄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을 펴면서 실크로드가 시안(서안=장안)에서 출발한 것 처럼 주장하지만, 장안은 한 지류일 뿐, 실크로드의 종점은 우리나라 남부지방이었음이 이미 여러 물증으로 고증된 바 있다.
고대 우즈베키스탄에서 활동하던 소그드인 들의 생활상을 밝힘과 동시에 ‘크즈라르테파’ 유적을 활용한 지역 관광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그드(Sogd)인은 중앙아시아 소그디아나를 근거지로 하는 스키타이계열의 유목민으로, 중앙아시아에서 실크로드를 통한 국제무역을 주도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동북아시아까지 활약하던 중앙아시아 유목민과 나라를 잃고 동진한 페르시아인들이 정착한 사마르칸트 주 일대가 ‘소그드’이다. 우리말로 ‘호(胡)’라고 표현한다.
지금은 경주 박물관에 보관돼 있지만 황성공원 인근 용강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인물토용 28점은 하나같이 개구쟁이 스머프 모자를 닮은 호모(胡帽), 즉 앞으로 약간 휜 뾰족한 복두(幞頭)를 쓰고 있다. 한때 신라 등 삼한에선 이 ‘호(胡)’라는 접두어를 붙이는게 유행이었다. 선진,첨단이라는 뜻이다.
궁중음악은 호곡, 귀족의 식단은 호식, 유행에 앞서나가는 귀부인의 패션은 호복, 절세미녀는 호희라고 부르는 식이다. 요즘으로 치면 영어를 차용해 ‘히트상품’, ‘히트곡’의 용법과 비슷하다. 지금이 한류라면 당시는 호류였던 것이다.
무민혼 사이도프(Saidov Muminkhon) 사마르칸트 고고학연구소장은 “대한민국의 선진화된 ODA사업 역량을 활용하여 복원된 ‘크즈라르테파 유적’은 향후 아프로시압과 연계한 관광 자원으로 지역 관광활성화에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한민국의 문화유산 분야 지원과 협력에 감사를 표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앞으로 현지에서 문화유산 보존·관리 센터 구축, 크즈라르테파 유적에 대한 공동 발굴조사를 통한 현지전문가들의 역량강화, 사마르칸트의 문화유산 디지털 기록 및 인벤토리 구축, 사마르칸트 문화유산 연계 관광자원 개발사업 등을 진행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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