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10곳 중 7곳 ‘중국산 김치’ 사용해

김치 수입량도 증가…대부분 중국산

“이미 최소 인력, 식자재 값 줄여야”

[헤럴드경제=박지영·김빛나 기자]“지금 물가에서, 밥한끼 값을 유지하려면 중국산을 쓸 수 밖에 없다.”

함바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3월부터 찌개에 들어가는 김치에 중국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오르는 물가에 인건비에 이어 식자재 값도 부담이 되는데, 6500원인 한 끼 가격을 올릴 순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처음에는 국내산 배추와 고춧가루를 써서 직접 담갔지만, 지금 국내산 고춧가루만 해도 한 근에 2만원이라 찌개에만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 원산지 표지판. 중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했지만 김치를 국내산으로 표기했다. 엄밀히 말하면 이는 중국산 김치다. 박지영 기자.
서울 시내 한 음식점 원산지 표지판. 중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했지만 김치를 국내산으로 표기했다. 엄밀히 말하면 이는 중국산 김치다. 박지영 기자.

계속되는 고물가에 식당에서 국산 김치가 사라지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지난 12일 서울 일대 식당 10곳을 둘러본 결과, 10곳 중 7곳은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산 김치를 사용한다고 말한 식당 2곳도 고춧가루는 중국산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중국산이다. 최근 식자재 값이 상승하면서, 조금 더 저렴한 수입산을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1.12로 전월(3.3%)보다 0.6%포인트 하락했지만 지난해 6월에 비해서는 2.7% 상승했다.

중국산 김치를 밑반찬으로 쓰는 한식집 사장은 “10㎏짜리 하나 사도 이틀이면 다 쓴다”며 “밑반찬을 안 내어 줄 수도 없는데 버리는 게 반이라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김치찜을 파는 자영업자도 “10곳 중에 8곳은 중국산 김치를 사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김치가 메인이라 1인분에 500g 정도 쓰기 때문에 식자재 값이 감당이 안 된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산 김치는 중국산 김치에 비해 최소 2배 이상 비싸다. 한 김치 수입업자는 “중국산 김치의 경우 10㎏은 1만2000원이면 사지만, 배추만 국내산이고 고춧가루만 중국산일 경우 2만7000원, 배추와 고춧가루 모두 국내산인 경우 3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산 김치의 경우 배추 파동이 생기면 10㎏에 4만5000원까지 오를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치 수입량은 늘어나고 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입된 김치는 11만9131t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월부터 5월까지 수입된 김치는 9만8687t이다. 작년 동기 대비 20.7% 증가한 것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입된 김치의 99.9%는 중국산이었다.

증가하는 식자재 값에 중국산 양파를 사용하는 식당도 있었다. 중국집 사장 B씨는 “올해 햇양파 나오면 국내산으로 바꾸려고 했지만, 수급이 불안하고 가격도 15㎏당 2만7000원 정도로 수입산이랑 5000원 정도 차이난다”며 “하루에 15㎏짜리 양파를 1망 이상 쓰기 때문에 로스율도 상대적으로 적은 중국산 양파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통계청의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6월 양파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0.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채소의 물가상승률(3.6%)보다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자들은 생존하기 위해선 인건비가 아닌 식자재 값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한다. C 중국집 사장은 “인건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내와 둘이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미 줄일 건 다 줄였는데도 둘이서 하루에 10만원 버는 셈이다. 식자재 값이 인건비보다 더 부담인 시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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