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지난 6월 언론 배포 송도 국제학교 양해각서 체결 보도자료 허위
보도자료에 소개된 홍콩기업 협약자가 아닌 제3의 홍콩업체와 체결 드러나
인천경제청, 거짓 홍보로 인천시민 기만해 비난 면하기 어려워
국내 현행법상 홍콩 영리기업은 IFEZ에 국제학교 설립 자격 없어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IFEZ(송도국제도시) 내 국제학교 설립 유치와 관련한 언론 보도자료에 학교 설립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홍콩 협약 당사자가 아닌 다른 협약자와 체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더욱이 인천경제청은 홍콩의 실제 협약자를 밝히지 않고 다른 홍콩 기업과 협약을 체결했다고 허위로 작성된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해 대대적으로 국제학교를 유치했다는 홍보 효과를 얻었지만 이는 인천시민을 기만한 ‘사기 보도였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어 그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지난 6월 홍콩에서 영국 450년 전통 명문학교인 ‘해로우스쿨(Harrow School)’의 아시아 학교 설립 인허가 법인 AISL(Asia International School Limited)의 에릭 르엉(Eric Leung) 대표와 해로우스쿨의 IFEZ 내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지난 6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인천경제청은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대로 홍콩 AISL이라는 법인과 MOU를 체결했다고 홍보했지만 사실과 다르게 제3 홍콩업체 IETSL(Innovative Education Technology Services Limited)과 협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제청은 해로우스쿨의 학교 이름 상표권을 확보하고 있는 AISL과 MOU를 체결하지 않았으면서도 보도자료에는 AISL과 협약했다고 거짓으로 발표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12일자 헤럴드경제 ‘[단독] IFEZ 내 국제학교 설립 추진 현행법 위반 파장 예상’에 보도된 기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경제청은 협약 당사자를 놓고 말바꾸기를 한 적이 있었다.
헤럴드경제는 당시 기사를 통해 ‘한국법상 비영리 외국학교법인이 아니면 국제학교 설립권한이 없는데 홍콩 AISL은 해로우스쿨이라는 학교명을 사용할 수 있는 상표권만 가져온 영리기업이기 때문에 경제청이 홍콩 영리기업에 해로우스쿨 분교 설립권한을 부여한 것은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취재 당시 헤럴드경제 기자가 경제청 서비스산업유치과 실무 담당자에게 “홍콩 AISL은 영리기업이지 않냐”고 물었을 때 실무 담당자는 “홍콩 AISL과 MOU를 체결한 것이 아니라 홍콩 업체 IETSL과 협약했다”고 말했다.
협약자가 보도자료 내용과 달라 다시 MOU 체결 협약자를 확인하기 위해 경제청 김종환 투자유치사업본부장에게 재차 확인한 결과, 김 본부장은 “아니다. 실무 담당자가 잘못 알고 있다”며 “홍콩 AISL과 체결한 게 맞다”고 당시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경제청이 보도자료를 배포한 내용과 사진(현수막)에도 AISL과 협약했다고 나와 있어 김 본부장의 말대로 실제 AISL과 협약한 것으로 널리 홍보됐다. 하지만 지난 6월 13일 경제청이 발표한 보도자료는 사실과 다른 사기 보도였음이 드러났다.
지난달 31일 실무 주무관에게 다시 한번 해로우스쿨 설립 협약자가 IETSL이 맞냐고 묻자 그는 부인하지 않았다. 확실한 확인을 위해 홍콩에서 체결한 MOU 협약서를 직접 보여달라고 했지만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앞서 AISL과 협약을 체결했다고 말한 김 본부장에게 또 확인했으나 그때와 달리 AISL과 협약한 게 아니라고 번복했다.
결론적으로, 경제청은 송도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MOU 체결 협약자는 AISL이 아닌 제3의 홍콩 업체 IETSL로 밝혀졌다.
한편 우리나라 현행 외국교육기관법(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4조(설립자격)에는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자는 외국학교법인에 한정한다’로 명시돼 있다.
제2조(정의) ‘외국학교법인’이라 함은 외국에서 외국법령에 따라 유아·초등·중등·고등교육기관을 설립·운영하고 있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법인을 말한다.
이에 따라 홍콩 AISL은 영리기업으로서 우리나라 현행법상 영국 해로우스쿨 분교 설립 자격이 없는 데다가 또 다른 제3 홍콩 업체 IETSL을 내세우더라도 영국 해로우스쿨 본교와 무관하기 때문에 매 한가지다.
지난 2018년 영국 해로우스쿨 본교를 방문한 바 있는 김 청장은 이미 영국 본교가 아시아 지역에 직접 분교를 설립할 권한이 없고 상표권을 매수한 홍콩 AISL만이 설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관련법을 위반해 무자격 홍콩 기업에 송도 국제학교 설립 자격을 부여한 MOU 체결은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경제청 내부에서도 “송도 해로우스쿨 유치 발표는 김 청장이 위법하게 무자격 홍콩 업체에 송도 국제학교 설립 자격을 부여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또한 내년 총선에 나갈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한 김 청장이 자신의 영욕과 치적을 쌓기 위해 송도와 영종, 청라를 포함해 신속하게 국제학교 유치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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