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종식…LCC는 여객정상화 ‘호재’
대한항공·아시아나, 화물운임 하락 여파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항공업계가 올해 상반기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작년까지 ‘화물기 특수’를 누렸던 대형항공사(FSC)의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한 반면, 여객 수요가 늘어난 저비용항공사(LCC)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LCC 업계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LCC 5사가 최근 발표한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1027억원, 817억원, 939억원, 1023억원으로 전부 흑자전환했다. 매출액도 모두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별도 실적 자료를 발표하지 않은 에어서울도 상반기 151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반기 대비 203%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결은 일본·동남아 등 LCC 업계가 집중해 왔던 근거리 항공 노선이다. ‘항공 정상화’를 기다리던 소비자들의 수요가 빠른 속도로 회복된 근거리 노선에 집중된 것이다. 자연스레 해당 분야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LCC 업체들은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 LCC 업계의 일본과 동남아 노선 평균 탑승률은 80%대 후반에서 90%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 소폭 하락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항공화물 운임이 큰폭으로 감소한 데다 100% 회복되지 않은 여객 노선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글로벌 항공화물 지표인 ‘발트항공화물지수(Baltic Exchange Airfreight Index)’ 기준 ‘홍콩-북미’ 노선의 화물 운임은 지난 7월 기준 4.69달러/㎏(퍼킬로그램)으로, 정점을 찍었던 2021년 12월(12.72달러/㎏)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제 양사의 지난 2분기 화물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씩 감소했다.
이에 별도 기준 대한항공의 상반기 잠정 매출액은 6조7321억원으로 전년 반기 대비 9.7% 증가했지만, 잠정 영업이익은 8829억원으로 같은 기간42.1%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아시아나항공도 별도 기준 매출액은 3조254억원으로 전년 반기 대비 18.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14억원으로 48.1% 감소했다.
항공업계는 시장 정상화 속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대 국적사가 팬데믹 기간 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보고 긴축경영에 들어가며 비상체제에 돌입했지만, 실제 화물운임 증가로 전례 없는 실적을 기록했던 것”이라면서 “화물 운임이 정상을 찾아가는 상황에서 양사의 매출도 여객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다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23년 3분기 하계 휴가철과 추석 연휴 등 성수기가 겹치면서 3분기 여객 분야에서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여객분야에서 휴가 수요지 부정기편 확대와 수요 집중이 예상되는 노선에 공급을 늘리고, 화물분야에서는 적극적인 신규 수요 개발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