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 지역이 사상 최악의 산불로 잿더미가 된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불타지 않은 집이 화제가 됐다. 산불에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집 수리로 지붕과 외벽 소재를 타지 않는 것으로 바꿨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각) 미국 LA타임스와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빨간 지붕집 소유주인 트립 밀리킨과 도라 애트워터 밀리킨 부부가 매사추세츠로 여행을 떠난 사이 화재가 발생했다.
밀리킨 부부는 여행 중이라 다행히 화마를 면할 수 있었다. 지난 8일 화재 소식을 접한 이들은 동네 전체가 불에 탈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지만 마우이섬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을 통해 피해 없이 멀쩡한 모습을 보고 “마치 포토샵을 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집은 100년된 목조주택이었지만 2년 전 이들 부부가 집을 매입하면서 아스팔트 지붕을 금속 소재 지붕으로 고치고 흰개미를 피하기 위해 집을 둘러싸고 있던 나무와 초목을 베어버렸다. 이같은 조치가 자연스레 화재를 피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아내인 도라 밀리킨은 “불붙은 나무 조각들이 날아다니며 지붕에 부딪혔는데, 아스팔트 지붕이나 집 주변에 초목이 있었다면 불이 옮겨붙었을 것”이라고 했다.
도라 밀리킨은 이웃 주택과 일정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고, 집이 바다, 도로, 공원으로 둘러싸여 있는 조건도 화재를 막는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라하이나 화재는 강풍을 타고 불씨가 되는 나무 조각 등이 날아다니며 이곳저곳으로 불을 옮겼던 것으로 파악된다. 집 주변 가연성 물질을 제거한 것이 화재를 피할 수 있던 조건이었다.
스프링클러가 화재를 막았을 것이란 추측도 제기됐지만 화재로 전력이 차단돼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킨 부부는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라하이나로 돌아가 집을 잃은 사람들에게 거처를 제공할 계획이다.
도라 밀리킨은 “너무 많은 사람이 사망하고, 모든 것을 잃었다”며 “우리는 서로를 돌봐야 하고, 모두가 재건을 도와야 한다”고 전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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