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새누리당이 야당이 요구하는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수용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의 박차를 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는 이슈가 정부여당에서 절박하게 시급을 다투고 있는 현안인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공무원연금과 자원외교 국조를 주고받은 여야의 빅딜을 “속타는 여당이 느긋한 야당을 설득해 이뤄진 합의”라고 분석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공무원연금 특위를 구성하며 내년 5월 2일까지 활동 기한을 못박았지만, 이에 대한 양측의 입장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여당은 어떻게든 내년 4월 임시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확정짓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일단 공무원단체와의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여야 합의 이후 곧바로 터져나온 공무원단체의 반발 수위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여야의 특위 구성 합의에 29일 전국 관공서 준법투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의 시동을 걸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역시 실질적 대타협기구가 구성되지 않을 경우 정권퇴진 운동까지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는 판이다.
유일한 합법노조인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까지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2016년 20대 총선과 2017년 대선 날짜를 카운트해 가면서 “표로 심판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새정치연합은 일단 공무원사회의 목소리를 먼저 챙기겠다는 방침이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합의 다음날 회의에서 “국민대타협기구에서 먼저 연금개혁안을 마련한 뒤 이를 국회 특위에서 적극 반영토록 했다”면서 “이해관계자인 공투본 인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소위를 세분화하는 방안을 관철시켰다”며 공무원단체의 의견에 비중을 둘 계획임을 밝혔다.
이같은 입장은 야당이 내후년 총선에서 공무원 표를 미리 확보해두려는 포석이라는 해석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는 통진당 해산으로 치러지는 내년 4월 재보선 변수도 포함돼 있다.
또 한편으로는 새정치연합 입장이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챙긴 만큼 괜히 표 깎일 공무원연금에 적극 나설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74%에 달할 정도로 MB정부 자원외교에 비판적인 여론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런 상황에 새누리당은 애가 탈 수 밖에 없다.
한 여권 관계자는 “어렵사리 공무원연금 개혁 특위를 만들기는 했지만, 결국 야당이 협력해주지 않으면 여당 단독으로는 개혁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자원외교 국정조사로 당내 친이계가 강하게 반발할 경우 집안 단속까지 나서야하는 여당으로서는 야당의 행보를 바라보는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답답한 상황을 토로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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